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2만1423대…전년 동월비 12.2% 줄어
'반도체난' 속 벤츠·BMW 月 5천대↑'…非 독일계 브랜드는 부진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수입차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마이너스 판매로 돌아선 후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업계 1·2위 브랜드의 판매량은 모두 5000대를 웃돌며 여전한 인기를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가 2만1423대로 전년 동월(2만4389대)과 비교해 12.2%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전월인 6월(2만2695대) 대비로는 5.6% 줄었다.
반도체 대란에 따른 재고 부족으로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의 판매 실적이 부진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 모두 5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BMW 코리아는 지난달 5490대를 기록, 전년 동월 6022대와 비교해 8.8% 줄었지만 국내 수입차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눌렀다.
대체적으로 X시리즈가 월간 판매에서 상위권에 속했다. X3와 X5가 각각 660대, 626대 판매되며 월간 베스트셀링 모델 5위, 7위를 기록했다. X4는 442대로 10위였다. 3시리즈도 555대 팔리며 선전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7월 판매량이 5456대로 전년 동월 7083대와 비교해 23.0% 줄었다. BMW 코리아와의 차이는 34대다. 전월과 비교하면 6.7% 감소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와 S클래스가 1674대, 974대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고, GLC와 GLB도 684, 499대 팔리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이로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현대차·기아, 쌍용차에 이어 국내 시장에서 각각 네 번째와 다섯 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의 7월 판매량은 4257대, 4117대다.
국내 시장 내 점유율도 증가세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합산 점유율은 1~7월 누계 기준 57.53%로 전년 동기(53.17%)와 비교해 4.36%p 늘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반도체난에 따른 공급 부족 속 희비가 교차했다.
아우디 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1865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1% 줄어든 반면 폭스바겐 코리아는 10.6% 늘어난 1041대를 기록했다. 아우디의 경우 판매 감소 속에서도 A6가 636대 팔리며 베스트셀링 모델 6위를 차지했다.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나란히 5위와 6위를 기록한 볼보와 쉐보레의 성적도 엇갈렸다. 볼보 코리아는 지난달 1018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보다 11.7% 줄었다. 반면 쉐보레는 1004대를 기록, 전년 보다 33.0% 성장했다.
토요타, 렉서스, 지프, 랜드로버 등 비(非)독일계 브랜드들도 7월 판매가 줄어들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차 브랜드인 토요타와 렉스스의 7월 판매량은 612대, 507대로 전년 동월 보다 11.4%, 50.6% 줄었다. 지프와 랜드로버 역시 전년 동월 보다 57.5%, 13.8% 적은 426대, 206대에 그쳤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에 따른 본사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반도체 부족 문제가 개선되더라도 코로나 이전 생산 수준을 기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진투자증권은 7월 리포트를 통해 "유럽/미국 등 선진 시장 감산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반면 일본을 제외한 중국/아시아 지역 생산은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