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수익률 7.98%...국내주식형 -4.21%
추가 반등 기대감에 최근 한 달 482억 유입
“하반기 견조한 실적...주도주 부상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 속 바이오 기업들이 호실적을 내면서 헬스케어 업종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하락장에서 우수한 방어력을 보이면서 투자 자금 역시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실적 성장 모멘텀과 함께 하반기 증시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10억원 이상 설정된 헬스케어 펀드 36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7.98%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는 평균 마이너스(-) 4.21%의 손실을 봤고 국내 채권형 펀드는 0.60%의 수익에 그쳤다.
테마형 펀드는 더 부진했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 펀드는 평균 -20.34%의 손실을 냈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강세를 보였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자 농산물 펀드(-14.14%), 원자재 주식 펀드(-11.27%)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1개월 간 헬스케어 펀드에는 482억원의 자금이 흘러들어왔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2041억원이 빠져나갔고 국내 채권형 펀드에선 7075억원이 유출됐다. 1주일 동안에도 헬스케어 펀드에는 148억원이 유입됐지만 국내 주식형(-2338억원), 국내 채권형(-1260억원)에선 자금이 이탈했다.
상품별로 보면 국내 및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ETF 전반의 단기 수익률이 양호했다.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 ETF가 최근 3개월 간 가장 높은 36.80%의 수익을 거뒀다. 이어 ‘미래에셋TIGER나스닥바이오’(19.78%), ‘미래에셋TIGERKRX바이오K-뉴딜’(13.31%), ‘삼성KODEX헬스케어’(12.30%),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12.25%) 등의 ETF도 좋은 성적을 냈다.
헬스케어 펀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바이오 산업이 성장주와 경기 방어주의 면모를 동시에 갖고 있어서다. 의약품은 경기 위축 국면에서도 수요를 줄일 수 없는 필수 소비재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의약품의 수요가 꾸준히 창출될 것이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 회복과 함께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2분기 매출 호조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부문이 성장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지난 5월 말부터 대형 바이오주로의 수급 모멘텀 강도가 강화됐다”며 “역실적장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구간에서도 대형 바이오주를 비롯해 제약사, CMO, 의료기기 기업들의 하반기 견조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우호적 수급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 등 투자 측면에서도 헬스케어의 성장 모멘텀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버스터 약품들의 특허 만료를 앞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이 M&A와 지분투자, 라이센싱 딜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의 라이센싱 딜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 트렌드와 맞물린다면 헬스케어 업종이 하반기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