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경제'에 방점 찍은 尹의 8·15 특사, 文과는 달랐다 [박영국의 디스]


입력 2022.08.16 07:00 수정 2022.08.16 05:0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文, MB-김경수 사면 패키지 무산되자 경제인 사면마저 '없던 일'

尹, 국민 여론 귀 기울여 정치인 제외하고 '경제회복'에 중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번 사면은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번째 특별사면 권한 행사를 앞둔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후 이어진 ‘8‧15 특별사면’ 브리핑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 4명의 경제인을 사면‧복권 대상자로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형기를 마친 상태라 이번 특사에서는 사면이 아닌 복권을 통해 5년간의 취업제한 규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복권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당시는 형기 만료 전이라 사면도 포함)을 압도적으로 찬성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 대상에 이 부회장 등이 검토됐지만 결국 사면권 행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애초에 사면을 검토했던 취지가 다른 탓이었다. 당시 집권세력은 정치적 동지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풀어주고 싶었겠지만 정치적 균형을 무시할 순 없으니 보수층이 사면을 요구해온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패키지로 묶여 거론됐다. 경제인들은 여기 추가되는 ‘옵션’ 일 뿐이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정치인 사면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사면은 취소됐고, 이 부회장의 사면‧복권도 무산됐다.


정치적 동지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사심(私心)을 충족시킬 수 없게 됐으니 다음 정권에서나 효과가 나타날 경제회복이나 국민여론 등 다른 요인들은 돌아볼 마음도 없었던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첫 사면인 이번 8‧15 특사에서도 이명박-김경수 패키지 사면은 주요 관심사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이 전 대통령 사면 당위성을 강조해 왔고, 보수 지지층도 그걸 원했다. 이번 사면자 명단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되는 게 당연히 될 듯 보였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인에 대한 사면 여론은 좋지 못했고 지지율이 낮은 윤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지기 버거웠다. 결국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못했다.


문 전 대통령 때와 다른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경제인 사면을 결정한 것이다. 사면 대상 경제인들이 정치인에 딸린 옵션 취급당하지 않고 경제 살리기의 주역으로 대접받은 것이다.


이제 사면‧복권된 경제인들이 “민생과 경제회복에 중점을 뒀다”는 윤 대통령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복권이 결정된 12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1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