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소식에 황금연휴 나들이 포기했는데"…기상청 예보 '헛발질'에 시민들 분통

폭우로 침수된 차량 모습 ⓒ 뉴시스

광복절 황금연휴에 100mm의 안팎의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크게 빗나가자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기상청은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13일 "수도권에 이날 오전부터 비가 시작돼 14일까지 중부 지방 강수량이 최대 150mm에 달할 것"이라는 예보를 발표했다.

특히 이날 오후부터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14일에도 "이날 오후부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13일 오전 잠시 내린 비는 오후부터 그쳤다. 14일에는 가끔 소나기 외에는 맑은 날씨가 이어졌다.

ⓒ 기상청 홈페이지

15일 기상청은 또다시 이날 오후부터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오후 4시가 넘어도 비가 내리지 않자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시점을 저녁 6~9시 사이로 늦췄다. 이날 비는 서울 기준 저녁 6시 30분쯤 시작됐다.

당시 서울에는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빗줄기가 쏟아져 기상청의 예보가 맞는 듯했으나 비는 10~20분 만에 잦아들었다.

기상청은 이후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의 강수량을 5mm 안팎으로 바꾸고 호우 예비특보도 해제했다. 이날 서울 강수량은 최종 0.9mm에 불과했다.

연휴 내내 이어진 기상청의 '헛발질'로 여행과 나들이 등을 취소한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를 기상청의 예측 실패로 고스란히 날리게 됐기 때문이다.

기상청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렇게 예보하고 월급을 받아 가냐", "기상청 때문에 황금연휴를 통째로 날렸다", "예보가 아니라 중계를 할 거면 기상청이 왜 있느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상보다 정체전선이 빠르게 남하해 수도권에는 짧은 시간 강한 비를 뿌렸다"면서 "전북과 남부지방에는 예측대로 강수가 집중되고 있다"고 뉴스1에 설명했다.

이어 "실황 분석을 통해서 수도권의 강수량을 줄여나갔고 예보로 소통을 한 것"이라며 "여름철에는 대기 불안정성이 커 강수 지역도 굉장히 좁고, 빠르게 지나가거나 오래 머물기도 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 예측 성능이 조금 낮은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