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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급반전되나...랠리 끝내고 변동성 확대?


입력 2022.08.29 05:00 수정 2022.08.29 02:5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베어마켓 랠리 종료 vs 지속 놓고 상반된 시각

파월 연준 의장 매파적 발언 미칠 영향 주목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뉴욕 증시에 이어 국내 증시에도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지속돼 온 국내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일시적 상승) 종료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그동안 이뤄져 온 베어마켓 랠리를 놓고 종료와 지속으로 상반된 시각이 나타나 온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강한 긴축 기조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내 증시의 반등이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한데다 미국의 강한 긴축 기조와 유럽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 고 환율, 무역수지 적자, 기업 실적 하향 등의 환경을 감안하면 랠리도 조만간 종료되며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돼 왔다.


이와는 반대로 고환율에도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반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뚫고 한때 1340원까지 돌파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7.27~8.26일) 3조628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6월 대비 지수가 약 25% 하락한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진단으로 환율만 안정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만큼 반등 지속 여력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코스피지수도 며칠씩 연속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이러한 상반된 시각을 반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전반적으로는 지난달부터 시작된 베어마켓랠리가 이달에도 지속되는 양상이지만 중순 이후 변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다 17일부터 23일까지 5거래일 동안은 계속 하락했다. 이후 24일부터 26일까지는 다시 반등했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중 주가(2480.88→2481.03)는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종가 기준 고점(2533.52·16일)과 저점(2435.34·23일)이 100포인트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6일 종가가 2292.01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 달간 랠리를 이어가며 지난 9일(종가 2503.46) 2500선까지 돌파한 기세와는 확실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자료사진)ⓒAP/연합뉴스

이러한 상반된 시각 속에 등장한 파월 연준 의장의 강경한 발언이 어떻게 시장에 작용할지가 관심사다. 미국의 강한 긴축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랠리가 종료되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좀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회의)에서 8분50초 동안 연설하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차례나 언급하며 물가를 확실히 잡기 위한 강한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유지가 필요하다”, “단 한 번의 (물가 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 등 향후 큰 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7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둔화했다는 발표가 나왔음에도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해 ‘성장’보다는 ‘물가’를 택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최근 베어마켓 랠리 때 잠시 제기돼 온 연준의 속도 조절론을 일축시키면서 긴축 강화에 더욱 속도를 붙이며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는 더 올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경기 위축은 견뎌야 되는 일이라는 점이 재확인 됐다”며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추가로 높이면서 시장도 기준금리 인상의 정도를 더 높여 잡게 됐는데 당분간 금리와 달러가 주식 시장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이뤄진 기술적 반등이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과 연준의 태도 전환(피벗·pivot)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발언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클 전망이다.


파월 의장의 강경한 발언이 나오면서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3%대 급락세를 보이며 마감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수요 감소가 확인되기 전까지 유동성 축소를 지속할 것이며 또 다시 신뢰를 잃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매파적 태도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뒤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기준 금리 과대 상승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순환적 경기 둔화 및 침체 구간인 역실적 장세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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