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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매파’ 발언에 국내 금융·증시 쇼크...환율 1350원 돌파


입력 2022.08.29 16:29 수정 2022.08.29 16:5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강경 긴축 기조로 ‘킹 달러’13년 4개월만에 최고치

코스피·코스닥 2% 하락...亞 증시·금융도 직격탄

29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국내 금융 시장과 증시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강경 발언에 직격탄을 맞았다.


강력한 긴축 신호로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를 돌파하면서 13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2% 이상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350.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2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한 환율은 상승세를 지속하다 오후 12시 32분 1350.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것은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이다.


이후 환율은 1340원대로 다시 내려왔지만 이후 반등세를 키워서 결국 1350원선 위에서 장을 마쳤다.


이 날 환율 급등세는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주말 개최된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강경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낸데 따른 영향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연준의 연례 경제 심포지움인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가계와 기업의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당분간 큰 폭의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기 침체 리스크와 금융 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시장과 타협하지 않으면서 강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발언으로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 방침이 재확인되면서 가뜩이나 '킹 달러'로 불릴 정도인 달러 강세를 더욱 부채질 했다


증시도 휘청거렸다. 미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동반 하락 출발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2% 이상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14포인트(2.18%)하락한 2426.8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97포인트(1.97%) 내린 2432.06로 개장한 뒤 2418.24까지 떨어졌다. 이내 2420선을 회복했지만 다시 우하향하면서 다시 2410선으로 물러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089억원과 1019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5956억원을 순매수하며 나홀로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2%대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 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56포인트(2.81%) 하락한 779.89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21.97포인트(2.74%) 내린 780.48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 초반 한때 770선까지 후퇴했지만 이내 회복해 780선을 상회했지만 장 막판 소폭 하락하며 770선 끄트머리에서 장을 마쳤다.


기관이 1598억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이 1024억원과 681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증시와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66%, 호주 ASX지수가 1.95% 하락한 채 마감했고 비교적 선방한 홍콩 항셍지수도 오후 4시 전후로 0.50% 안팎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만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하며 0.14%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국가들은 통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기준 환율이 오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647% 오른 138.53엔으로 지난달 21일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위안달러 환율도 0.988% 올라 6.93위안선까지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자료사진)ⓒAP/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적 발언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피벗(pivot·태도 전환)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주면서 특히 아시아 증시와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파월 의장의 이번 잭슨홀 연설이 연준의 통화정책 선회에 대한 투자자들의 과도하게 앞선 기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주식 시장이 이를 신속히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설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가능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을뿐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되돌릴 정도로 구체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전 저점은 연준의 긴축 공포와 침체 우려간 합작으로 현재의 긴축과 침체 우려가 6월보다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의 최근 상승분 반납은 합리적이지만 전 저점을 떠올리기에는 달라진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초중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짐과 동시에 미 연준이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실히 둔화되는 시점까지 금리인상과 관련해서는 매파적 내러티브(Narrative)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발언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확산됐던 기대감으로 재반등한 주가 등 자산 가격 재상승이 초래할 수 있는 악영향, 즉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재상승 리스크를 상당 부분 억제 혹은 해소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으로 보면 연준이 9월이후 자이언트 스텝 지속 대신 매파적 내러티브를 통해 자이언트 스텝 지속과 같은 효과를 얻고자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 지속 리스크는 점차 약화되겠지만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에도 곧바로 금리 인하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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