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심사 업무 담당 공무원, 향응 수수 의혹 정직 1개월…행정소송 패소
법조계 "행정법원이 사실관계 인정한 것…업무상 연관성 유무가 핵심 쟁점"
"이영진 재판관도 업무 연관성 드러나면 처벌 가능성…청탁금지법 위반 적용될 수 있어"
"헌법재판관 징계 절차 따로 없어, 탄핵이 징계…검찰, 청탁금지법 위반 증명해 탄핵할 수도"
업무와 관련 있는 지인과 골프를 친 혐의로 정직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의혹만으로 징계 처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번 판결은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골프 접대 의혹'과 유사해 주목됐는데, 법조계에서는 이 재판관이 접대받은 과정에서 ‘업무 연관성’이 드러나면 처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면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헌법재판관은 탄핵이 징계에 해당하는 만큼 검찰이 청탁 행위를 증명하면 탄핵이 인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규제심사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 A씨가 소속 기관장을 상대로 낸 정직 1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6월 10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0년 A씨는 지인 B씨와 2차례 골프를 치고 3차례 식사를 했는데, B씨는 심사의 영향을 받는 회사에 재직 중이었다. 이후 A씨의 '향응수수 의혹'이 일자, 해당 기관은 지난해 2월 A씨에게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A씨는 "단순히 의혹만으로 징계할 수는 없다"며 행정소송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징계를 내린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이 없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골프를 쳤다는 사실관계를 정상적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율촌의 김경수 변호사는 "행정법원은 판결을 내리기 전 행정청이 공무원에게 징계 처분을 한 것이 옳은지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했는지에 대해 판단한다"며 "만약 행정청이 징계했을 때, 사실관계가 틀리면 법원이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행정법원인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이 사례는 '향응수수 의혹' 관련 내용이 업무상의 연관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앞으로 유사한 일이 발생하면 비슷한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판결이 주목받은 이유는 이영진 헌법재판관의 '골프 접대 의혹'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재판관은 지난해 10월 사업가 C씨로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된 상황이다. 이 재판관은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C씨의 이혼소송과 관련해 도움을 주려고 했다는 등의 의혹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재판관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헌법재판관은 '탄핵'이 징계에 해당하기에 검찰이 청탁 행위를 증명한다면, 탄핵이 인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경수 변호사는 "이 재판관의 경우도 업무상의 연관성이 있는지가 판단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관에 대해 징계를 내리는 절차는 따로 없다. 그렇기에 처벌하게 된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을 증명해 탄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공무원·기자·대학교수 등은 아무 이유 없이 타인에게 일정 금액을 받으면 안 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진솔의 강민구 변호사 역시 "이 재판관에게 (이번 판결과 같은 잣대가)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법이라는 게 누구한테는 해당되고 누구한테는 해당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된 사람하고 만난다는 자체가 부정의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변호사는 "헌법재판관을 탄핵하려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된 행동을 했는지 (검찰이) 증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청탁 행위에 대한 입증도 검찰이 잘해야 할 것이다"면서도 "다만, 이 재판관이 청탁을 안 받았고, 돈을 자신이 지불했다고 주장할 경우 법적으로는 무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킹덤컴 법률사무소의 박성남 변호사는 "공직에 계신 분 가운데 몇몇 분들은 사적 모임은 불편해서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런 것들이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스스로 선택의 문제"라며 "만남을 하더라도 자기 몫은 본인이 계산하는 등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