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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통의 리더' 김성한 DGB생명 사장, 변액보험도 IFRS17도 '유비무환'


입력 2022.09.08 06:00 수정 2022.09.07 18:48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완전판매 시스템 제도화"

"빅테크와 상생 동반성장"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DGB금융센터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소통 그리고 소통."


보험 상품 개발과 영업 등 실적과 관련된 물음부터 사내 문화와 미래 비전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의 어떤 질문에도 김성한 DGB생명보험 사장의 방점은 소통이었다.


사람 중심의 기업가 정신을 역설해 온 김 사장에게 올해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한 해다. 수장이 된 이후 줄기차게 추진해 왔던 변액보험 강화 전략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고, 연임에 성공하며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하면서다.


김 사장은 지난 7일 데일리안과 만나 연임을 확정한 후 처음 인터뷰를 갖고, 그 동안 최고경영자로서 거둔 성과를 묻는 질문에 "올해 변액보험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운을 뗐다.


DGB생명의 변액보험 성적표는 말 그대로 괄목상대다. 2020년 김 사장이 자리하기 직전인 2019년 말 1165억원에 불과했던 DGB생명의 변액보험 순자산은 올해 6월 말 8166억원으로 2년여 만에 일곱 배 넘게 급성장했다. 변액보험의 판매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1.8%에서 75.9%로 여섯 배 넘게 뛰었다.


김 사장은 "부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준비와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변액연금 상품 개발과 판매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고 힘줘 말했다. 그 결과 독립법인대리점(GA) 시장에서 변액연금 점유율 2위를 차지했고, 특히 하이파이브변액연금보험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DGB금융센터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변액보험에 주목했다는 김 사장의 선택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내년부터 IFRS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 기준은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경영 상 재무 부담이 대폭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변액보험은 IFRS17이 적용돼도 자본 부담이 크지 않은 상품이다. 저축성 상품처럼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율의 이자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형태여서 보험사 부채를 크게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DGB생명은 지난해부터 국내 변액보험 수익률 선두로 올라서며 이목을 끌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역시 소통의 결실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전량 외부 위탁으로 관리되는 변액보험 자산은 운용사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떡은 떡집에 믿고 맡기는 것이라는 원칙 아래 시장 상황에 따른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영업력 강화와 동시에 완전판매 문화 정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도 성공했다. DGB생명의 13회차 유지율은 2019년 말 83.7%에서 올해 6월 말 90.8%로, 25회차 유지율은 같은 기간 63.9%에서 75.6%로 각각 7.1%포인트(p)와 11.7%p씩 높아졌다. 13·25회차 계약 유지율은 계약이 체결된 후 매달 보험료 납부가 각각 13회와 25회 이상 이뤄진 계약의 비율로, 보험사의 계약 안정성을 보여준다.


이 역시 IFRS17에 대비한 포석이 깔려 있다. 김 사장은 "IFRS17 환경에서의 수익성은 유지율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2020년부터 종합적이고 강력한 실행을 지속해 왔다"며 "유지율이 나쁜 상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GA 제휴 시 유지율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등 완전판매를 시스템적으로 제도화했다"고 말했다.


김성한 사장 부임 이후 DGB생명보험 주요 경영 성과 지표 추이.ⓒDGB생명보험

김성한식(式) 디지털 혁신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그는 19세기말 영국의 이른바 붉은깃발법을 예시로 들하며 "빅테크 기업과 대결 구도가 아닌 제휴·공유·협업의 상생, 동반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붉은깃발법은 마부들이 본인의 실업을 우려해 정치권 로비를 통해 자동차 속도를 마차 수준으로 제한한 법령이다.


이어 김 사장은 "보험의 특수성으로 온라인 매출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면서도 "모바일, 전자청약, 마이데이터 사업, 인공지능(AI) 고객관리, AI 언더라이팅, AI 보험금 심사 등 사업의 패러다임을 디지털화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DGB금융센터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아울러 김 사장은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 그가 사장이 된 이후 조직 내부적으로 가장 시선을 끌었던 행보는 갑질 문화 타파를 위한 솔선수범 공표였다. 이후 김 사장은 직원들과의 런치 도시락 번개 미팅을 주도하며 격의 없는 소통 행보를 지속해 왔다.


내부 고객인 직원부터 만족시켜야 한다는 김 사장의 생각은 실질적인 사내 문화 개선으로 연결됐다. 시차출퇴근제와 PC-오프제가 운영됐고, 업무 시간 중 사내 동호회 활동도 보장됐다. 언젠가부터 과거의 추억처럼 사라졌던 정년·희망퇴직 직원에 대한 명예 퇴임식을 부활시킨 것 역시 김 사장의 배려가 담긴 의지였다.


더 나아가 보업업계 전반의 후임 양성에 대한 염려와 함께 변화를 위한 첫 발을 떼겠다는 신념을 내보였다. 김 사장은 "보험금융학과의 감소 추세로 전문인력 양성과 확보를 위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보험금융학과 학생의 채용을 적극 고려해 대학의 인기 학과로 만드는데 업계와 함께 노력코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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