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육산도 일원…이동 경로도 파악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구상에 생존 개체 수가 약 100마리인 뿔제비갈매기가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서 2016년 이후 6번째 번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가락지(인식표) 재관찰을 통해 이동 경로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육산도는 칠산도로 불리는 7개 무인도 가운데 한 곳이다.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중요한 번식지이자 특정도서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보호지역이다.
육산도는 지난 2016년 4월 괭이갈매기 무리 사이에서 알을 품고 있는 뿔제비갈매기를 최초 발견했다. 이는 중국 번식지에 이어 세계 5번째 번식지로 기록됐다.
국내 첫 발견 이후 육산도에 해마다 찾아오는 성조(어른 새)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제 학계에 뿔제비갈매기 중요 번식지로 알려졌다.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육산도에는 총 7마리 뿔제비갈매기가 찾아왔다. 이 가운데 한 쌍이 알을 낳아 새끼 1마리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해 6월 1일 뿔제비갈매기 성조 1마리의 다리에 고유번호를 새긴 금속 가락지를 달았다. 새끼 1마리 다리에는 포획하지 않아도 맨눈이나 망원경으로 확인할 수 있는 노란색 유색 가락지를 부착했다.
올해 6월 3일 육산도에서 성조 2마리와 올해 태어난 새끼 1마리를 포획해 성조에는 흰색 유색 가락지를, 새끼에는 하늘색 유색 가락지를 끼우는 과정에서 성조 1마리가 지난해 금속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와 같은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육산도에 머물렀던 뿔제비갈매기 일부가 다시 이 지역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 가운데 흰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한 성조 1마리와 하늘색 유색가락지가 부착된 새끼 1마리는 6월 말 육산도를 떠난 후 7월 말 전북 고창군 해안 괭이갈매기 무리에서 지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2마리는 8월까지 중국 칭다오시 해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금속가락지와 흰색 유색가락지를 부착한 성조 1마리는 앞서 두 마리와 같은 시기에 육산도를 떠나 8월 2일 전북 고창 해안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8월 6일에는 전북 고창에서 서쪽으로 536km 떨어진 중국 칭다오시 자오저우만 해안에서 촬영됐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도 긴밀한 국내외 조류 관찰 협력망을 구축해 뿔제비갈매기 이동 경로를 지속해서 추적하고 번식생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서식지 보전에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