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 물가 예상치 상회…연준 '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506건' 역대 최저치 기록 전망
전문가 "시장 정상화 방안 효과 없을 것…거래절벽 장기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뛸 조짐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두워지고 있다. 가뜩이나 거래 가뭄으로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현재의 '거래절벽'이 지속됨과 동시에 침체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 방안도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6.3%대다. 정부의 '이자장사' 경고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면서 5%대까지 내려갔던 금리는 6%대를 회복한데 이어 다시금 7%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선 연말 께 주담대 금리가 7%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주담대 금리 산정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코픽스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발표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상승폭(0.52%p)를 기록했다. 8월에는 2.96%로 전월 대비 0.06%p 상승했고, 이는 2013년 1월(2.9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소비자물가도 시장 전망치를(8.0%)를 상회한 8.3%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넘어 '울트라 스텝'(1.0%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은행 역시 금리역전 우려에 금리인상 폭을 넓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침체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6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신고기한이 있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이 추세라면 전월(641건) 보다 적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거래량의 배경에는 집값 고점 인식과 커진 대출 이자 부담이 있는데, 주담대 금리가 추가적으로 높아지면 매수를 하려는 이들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대출, 규제지역 해제 등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면 세수는 물론 인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담대 금리가 높아지면 매수 수요를 회복시키기가 사실상 어려워 현 시점에선 정부의 안들이 큰 효과를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지금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대출을 풀어 시장을 정상화시키려 해도 금리가 워낙 고금리다 보니 시장에 어떤 효과를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리를 관리해주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