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순매수세 지속...코스피 2조 육박
투자자예탁금 2주새 3조↓...올해 지속 감소
저점 매수세와 손절 후 이탈 동반 증가 효과
국내 증시가 베어마켓랠리(약세장 속 상승세)를 마치고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동학개미들의 양상이 양극화되고 있다. 손절하고 증시에서 이탈하는 것 만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 자금을 유입시키는 이들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924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기간 1조4813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8.16~9.15)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개인투자자들은 3조632억원을 순매수하며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유가증권시장에 유입시켰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률이 약 5%(4.99%·2527.94→2401.83)에 달했지만 개인들의 순매수세는 지속됐다.
이는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같은기간 개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6508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중 코스닥지수는 약 6%(6.04%·831.63→781.38) 가량 떨어졌다.
베어마켓 랠리때 매도세가 강했던 개인들이 지난달 중순 이후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은 앞선 한 달반(7.1~8.12) 가량의 기간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1조9641억원을 순매도하며 2조원 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운 바 있다. 이 시기 코스피지수는 8.37%(2332.64→2527.94)나 상승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철수와 잔류로 양극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효과로 주식 시장에 유입됐던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증시 부진과 함께 속속 이탈해 왔는데 남은 이들과 새로 들어오는 이들이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 수익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투자자예탁금 추이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주식투자 정도를 가늠해 볼수 있는 척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2293억원이다. 지난 1일에 55조502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주 남짓한 기간에 3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기간을 확대해 올해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1월3일(71조7328억원)과 비교하면 약 20조원 가까이 사라진 것이다.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이전이었던 2020년 초 30조원 안팎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약 2년만에 배 이상 불어났지만 올해 들어서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손절 후 시장을 떠나는 이들과 저가매수에 나선 이들이 합쳐진 결과로 보고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 높아지는 금리 부담에 빚투(빚내서 투자)한 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자금을 빼는 반면 다소 여유가 있는 이들은 손실 보전을 위한 저점 매수세에 나서는 양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