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진단 및 평가’ 정책간담회
문 정부, 지난해 5월 홍장표 원장 임명 강행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방문했다. 지난 7월 홍장표 전 KDI 원장이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겨두고 사퇴한 지 2개월 여만에 방문한 것이어서 KDI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19일 KDI에서 ‘한국경제 진단 및 평가’를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최적 정책 조합, 고용상황과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추경호 부총리와 방기선 기재부 1차관, 윤인대 경제정책국장 등 기재부 거시 정책 라인의 주요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정책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위기극복 방안과 위기 이후 청사진 제시에 힘써온 KDI의 노력에 감사하다”면서 “복합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KDI가 정부와 한팀이 되어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정책대안 발굴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책품질 제고를 위해 기재부-KDI 정책간담회를 추가로 개최하는 등 수시로 교류·협력하겠다”면서 “다른 국책연구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DI 고영선 원장 대행은 “긴밀한 소통과 협업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우리경제의 구조개혁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발굴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에서는 취임 때 출신 원로 학자들의 선임 반대에도 홍장표 KDI 원장 임명을 강행해 논란이 됐었다. 내부에서도 ‘KDI를 대변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지적이 나와 반대에 봉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 출범 후 얼마되지 않은 지난 6월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장표 원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너무 안 맞아 바뀌어야한다.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원장은 “총리가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꼬집으며 사퇴한 바 있다.
추경호 부총리가 KDI를 방문해 ‘우리는 원팀’ 이라고 발언해 복합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선언하면서 쇄신에 나선 모습으로, 앞으로 기재부와 국책연구기관 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