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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하룻밤새 7% 육박...미국발 ‘금리발작’ 공포


입력 2022.09.23 11:16 수정 2022.09.23 11:17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금리상단 연 6.8%...연말 8% 초읽기

연 3억원 3%→7%, 원리금 73만원↑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홍보 안내문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으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대출금리가 무섭게 뛰고 있다. 이번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강행으로 한국은행 역시 내달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연말 기준금리도 예상치도 3%에서 4%로 확대됐다. 이같은 추세면 대출금리가 8%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이날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38~6.829%로 7%에 육박했다. 고정형 금리 상단은 전날만 해도 6.6% 수준이었는데, 하룻밤 새 0.2%p 가량이 뛰었다. 미국 긴축 우려에 채권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고물가・고환율까지 겹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대출자의 70% 이상이 선택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4.2~6.10%로 집계됐다.


고정형 금리 상단이 7%에 달한 것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이 무섭게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채 5년물은 지난 22일 채권시장에서 미국 자이언트 스텝 충격으로 4.679%에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약 0.22%p 급등한 것으로 연고점을 하루만에 경신했다. 수치만 노고 보면 2011년 3월 8일(4.68%) 이후 1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1월 3일(2.339%) 대비 2배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변동형 금리 확대도 시간문제다. 주담대 산정 지표인 코픽스(COFIX·자본조달비용지수)가 연말까지 지속 오를것이기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와 연동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지난달 기준 2.96%로 9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4%p 올랐다. 코픽스는 한은의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도 연말까지 기준금리 지속 인상이 불가피하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 4% 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바뀌었다”며 내달 기준금리 0.5%p 인상을 예고했다.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또 뛸 것이라는 뜻이다. 변동형 주담대 역시 빠른 시일내 7%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7%에 육박한 주담대 금리가 연말이면 8%선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위해 가산금리를 조정하면서 금리상승 속도를 억제해왔지만, 미국발 금리인상 후폭풍으로 주담대가 하루만에 큰 폭 상승했다”며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염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연 3% 금리로 3억원 변동형 주담대(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를 받았다면 원리금 상환액은 월 126만원이지만, 코픽스 상승분(0.95→2.96%)을 반영해 연 5%대로 뛰면 원리금은 161만원으로 늘어난다. 금리가 7%까지 오르면 원리금은 199만원까지 치솟는다. 원리금만 최대 73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신용대출 역시 1등급 기준 연 6%대를 기록중으로 7% 도달이 멀지 않았다. 이같은 가계부채와 이자부담은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이 전날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한 번에 0.5%p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만 연 50만원 가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같은 수치는 소득 1~5분위 전체 가구 대상으로, 저소득 가구 부담은 더 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큰 폭의 대출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차주들의 철저한 대출 전략 수립이 필수”라며 “변동형에서 고정형으로 갈아타는 등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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