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현안보고 업무현황 발표
대내외 건전성 양호…모니터링 강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29원까지 치솟은 가운데 한국은행이 정부와 함께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한국은행은 ‘9월 현안보고 업무현황’에서 이같이 밝히며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국내 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 3년물은 연중 최고치를 재차 경신하며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주가 역시 외국인의 순매도 등으로 급락해 주가수익비율(9배)이 장기평균치인 9.7배(2010년 이후 기준)를 하회고 있다.
회사채시장에서도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폭 확대돼 지난 21일 기준 100bp(AA-등급)로 지난 10년간 평균치(43bp)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위기 당시(고점 78bp)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다만 기업들이 은행 대출 등 대체수단을 활용해 전반적인 자금조달 애로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 1월~8월까지 기업의 은행대출 증가 규모는 80조4000억원으로 예년 평균인 42조6000억원보다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8월 중순 이후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러·우 전쟁 등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 중국·일본 통화의 약세 등 글로벌 요인에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투자 수요 등 국내 요인이 가세한 영향이다. 다만 이같은 강달러 기조가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만큼 올해 절하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올해 3월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빠르게 빠져나가 17억7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자금은 3~6월 중 상당폭 유출(-124억8000만 달러)됐으나 7월 이후에는 순유입으로 전환(+31.8억달러)됐고, 채권자금은 대체로 순유입을 이어가고 있으나 유입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과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한국 대내외 건전성은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외환위기 시에는 국내 경제 구조적 부실에 따른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대외 건전성 악화 등으로 취약성이 부각돼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했다”며 “닷컴버블 붕괴기와 코로나19 확산기에는 대외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환율 상승폭 및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미 연준 긴축 강화 및 글로벌 달러화 강세라는 대외 요인에 기인하며 우리나라 대내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 때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한국은행은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면서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과도하게 괴리돼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실시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정부와 함께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