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 찾아 "경제 성장 견인차 역할" 당부하고
"많은 사람들 함께 과실 누리며 새 세상 열자"
유발 하라리와 'AI 시대를 말하다' 대담도 앞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기일 확정을 남겨놓은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AI(인공지능) 관련 광폭행보를 재개했다. 이재명 대표는 'K 엔비디아 지분 공유론'을 띄우는 등 AI를 통한 사회 변화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굴지 대기업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회동하는 등 AI 어젠다 선점을 하고,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이재명 대표는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SW) 아카데미 (SSAFY·사피) 멀티캠퍼스를 방문해 자신의 정책 노선인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장론을 다졌다. 사피는 삼성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든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이 회장과 환담에서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이 현재 (대내외적인)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새롭게 만들어져서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과실을 누리면서 새 세상을 확실하게 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기를, 경제 성장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정에서 '청년 일자리'만을 화두로 한정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들어 변화한 통상환경과 관세정책에 대응해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공공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도 전달했다. 삼성 측도 이에 공감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담 후에는 강의실을 찾아 교육생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피 교육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간담회에서는 'AI 중심 기술 산업을 육성, 특히 AI 기술인력 10만명을 양성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생각하는 전도유망한 AI 분야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아마 AI는 모든 사람이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곧 올 거 같다.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정도"라고 답하는 등 AI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수준 높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AI부트캠프(전문인력 집중양성기관)를 만들고, AI 기술 인력을 10만명까지 양성해서 AI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이 대표는 'AI 성장 정책'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모든 국민이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력 차이 때문에 누군가는 활용해서 능력을 쌓고 누군가는 배제되며 안 된다"고 답했다.
다만 이날 사피 방문에서는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특별법, 최근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 등 현안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 대표는 사피 방문에 앞선 이달 초에는 K 엔비디아 육성을 위한 국민·국부펀드 조성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의 국민 참여 프로젝트 '모두의질문Q'대담에서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국내에) 하나가 새로 생겼다. 그중에 국민의 몫, 지분이 30%다. 그래서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발언했다.
이후 당 정책위원회에서는 국민·기업·정부·연기금 등 모든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국민참여형 펀드를 최소 5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국민펀드 조성' 등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놨다.
이 대표는 주말인 오는 22일에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사피엔스' 저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와 AI 발전과 이에 따른 사회 변화,국가 대응 주제로 한 대담도 앞두고 있다. 대담의 명칭은 '이재명N하라리 : AI 시대를 말하다'로 정해졌다.
민주당은 대담을 이틀 앞둔 이날 50초 분량의 홍보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은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순간들을 실제 사람이 촬영한 영상과 AI가 제작한 영상을 모두 활용해 구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당 공지를 통해 "언뜻 보았을 경우, 거의 구분이 불가능한 여러 장면들을 통해 앞으로 우리 인류가 살아가게 될 AI 시대의 세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지, 또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숙제들을 해결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