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전 대표, 검찰 출석해 진술 "정진상 결정이 구단주인 이재명 뜻이라고 생각"
"성남FC서 어떤 직함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정진상, 구단 후원금 유치와 자금 집행 결정"
정진상의 행동 이재명과의 공모로 판단할 수 있을 지 검찰, 살피는 중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등 10여 곳 압수수색 검찰, 사건 처음부터 재수사한다 분석
검찰이 성남FC 전 대표로부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정진상 성남시 정책실장(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모든 것을 상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성남FC 전 대표 A 씨는 지난 24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에 출석했다.
A 씨는 이날 검찰에 성남FC에서 어떤 직함도 갖지 않은 정 실장이 구단의 후원금 유치와 자금 집행 등 모든 결정을 좌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구체적으로 "정 실장의 결정이 구단주인 이 대표 뜻이라고 생각해 따랐다"며 "정 실장이 사실상 구단주 역할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A 씨가 2015년 11월 이 대표에게 e메일을 보내 "정 실장 역할이 과도하니 (대표를) 연임할 경우 개선해 달라"고 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도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A 씨는 2015년 초부터 1년여 동안 대표로 재직했지만 연임에는 실패했다.
A 씨는 검찰에서 "주요 사안은 정 실장이 근무하는 성남시청 2층을 방문해 보고했다"며 "정 실장이 대표인 나를 건너뛰고 홍보 담당 이모 실장, 회계 담당 신모 실장으로부터 직접 보고 받고 결정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실장의 이 같은 행동을 제3자 뇌물 혐의를 받는 이 대표와의 공모로 판단할 수 있을지 살피는 중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두산건설과 네이버 등 6개 기업으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해당 기업들에게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은 지난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네이버와 분당차병원을 포함해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당초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두산건설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두산건설을 제외한 네이버, 농협은행, 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 5곳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이 수사 대상을 확대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처음부터 재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