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남FC 의혹' 농협·알파돔·현대백화점 압수수색

4일 오전부터 압수수색 시작…9월 16일과 26일에 이어 세 번째

농협, 36억 내고 2조3000억원대 성남시 금고 계약 연장 지원 의혹

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 후원금 대가로 백화점 개점 반대 민원 해결 의혹

검찰 ⓒ데일리안 DB

검찰이 경찰로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넘겨받은 후 세 번째 압수수사에 나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농협은행 성남시지부, 판교 알파돔시티 사무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7곳을 압수수색 중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16일과 26일 두산건설과 성남시청, 네이버, 차병원 등에 이은 3번째 강제수사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FC 구단주로 있던 2016∼2018년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한 대가로 이들 기업의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농협은 성남FC에 후원금 약 36억원을 내고 2조3000억원대 성남시 금고 계약 연장을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알파돔시티와 현대백화점은 주변 상인들의 백화점 개점 반대 민원을 성남시가 해결해주는 대가로 각각 후원금 5억5000만원과 5억원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두산건설만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13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두산건설 외에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제공한 농협은행,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 5곳에 대해선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경찰은 아울러 이 대표에 대해서는 제3자뇌물공여죄를 적용했다.

두산건설은 광고 후원금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데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기업 5곳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임에 따라,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전방위적으로 다시 시작 중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30일 해당 의혹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전 두산건설 대표 A 씨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 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공소장에는 이재명 대표와 전 성남시 정책실장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공모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상태다.

한편 일각에선 특히 검찰이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에 대한 재수사에 들어간 만큼 향후 뇌물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와 기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