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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의 이중고, 자원 줄어드는데 해루질까지…


입력 2022.10.04 16:26 수정 2022.10.04 16:27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수산물 포획·채취 놓고 어입인·비어업인 마찰

최근 해루질 분쟁 늘면서 신고건수도 급증

최근 5년간 해루질 관련 신고가 약 1200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깜깜한 새벽 안개속에 해루질하던 관광객 구조에 나선 해경 ⓒ뉴시스

해루질은 얕은 바다나 갯벌 등에서 맨손으로 수산물을 채취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예전에는 간단한 체험이나 취미활동 정도로 여겨졌으나 최근 비어업인의 해루질 활동이 늘어나고 스쿠버 장비 등을 이용한 수산물의 포획·채취가 늘어나면서 어족자원을 두고 지역 어민들과의 마찰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에도 종종 어촌계와 체험활동이나 스쿠버들이 수산물 채취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관련 신고 건수를 파악해 본 결과, 지난 2017년 33건에 불과했던 신고가 몇년 새 435건(2021년)으로 무려 1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달곤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루질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8년과 2019년에는 신고 건수가 전년에 비해 각각 2배 넘게 증가했고, 2020년에는 무려 3배가 넘게 급증하는 등 어촌 현장에서 해루질 관련 분쟁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어촌의 어족자원이 줄어들면서 갈등도 커진 양상인데, 해루질 관련 단속 또한 쉽지 않아 어촌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충남 보령지역의 한 어민은 “가뜩이나 어획량이 떨어지는데 장비까지 동원해 어족자원을 쓸어가 버리는 것은 단속해야 할 대상”이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경북 울진의 지역민도 “예전에는 어촌계에서 바다자원을 보호하고 지키기도 했는데 요즘 어족자원이 줄어들면서 수익도 줄어들다보니 어촌계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틈타 일부 스쿠버 다이버들이 한 번씩 다녀갈 때마다 수산물을 과하게 채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수산업협동조합이 전국 회원조합 및 어촌계를 대상으로 지난 2~3월에 사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14개 회원 조합, 114개 어촌계가 비어업인의 해루질로 인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신고 급증에도 단속은 크게 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단속 건수는 352건으로 2017년 68건에서 2021년 82건으로 14건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이달곤 의원은 “불법 장비를 이용해 무분별하게 수산물을 채취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 관련 부처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광객의 야간 해루질로 안전상의 위험에도 노출되기도 했다. 지난달 충남 서천 갯벌에서 해루질하던 남성이 연락두절돼 인력과 장비를 동원, 수색해 발견됐지만 경기 석문방조제 해상에서는 갯골에서 야간 해루질에 나섰다가 실종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구조에 나섰던 해경과 지역 소방서장은 “최근 해루질로 인한 갯벌 수난사고 접수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해루질 시 사고예방 요령을 숙지해 안전하게 야외활동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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