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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로그인] 가스터빈도 '국산 시대'…서부발전 김포열병합 내년 실증운전 돌입


입력 2022.10.11 06:30 수정 2022.10.10 22:53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첫 국산 가스터빈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안착

내년 8월부터 2년간 실증운전 수행

김포·인천 주요 신도시에 전기·열 공급

김포열병합발전소 건설현장(항공 전경). ⓒ한국서부발전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기관 역점 사업에 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김포열병합발전소內 국산 가스터빈, 내년 8월 실증운전 돌입

LNG(액화천연가스)를 태워 발전하는 가스터빈은 그동안 국내에 가동되는 전량을 수입산에 의존해왔다. 우리 기술로 개발된 첫 번째 한국형 가스터빈이 올해 4월 한국서부발전이 건설 중인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자리를 잡고 실증을 눈앞에 두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초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수만여 개의 정밀 부품을 만들어 조립해야 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맨스, 일본 미쓰비시파워(MPW), 이탈리아 등 4개국 글로벌 기업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가스터빈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에 공급한 발전용 가스터빈 161기도 전량 해외에서 도입된 제품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 발전사들은 가격이 비싼 외국산 가스터빈의 부품과 유지보수 비용 때문에 부담을 많이 받았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술 우위의 제품으로써 독과점 성격이 강해 국내 기술이 없으면 도입 협상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국산 가스터빈 실물. ⓒ한국서부발전

서부발전이 김포열병합발전소에 도입한 발전용 가스터빈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 개발한 제품이다. 이 가스터빈은 1500℃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H급 터빈(터빈 효율 40%)으로, 분당 3600회의 회전이 가능하다. 내년 7월 열병합발전소가 준공되면 8월 1일부터 2년간 전력계통에 연결해 실증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 성과를 통해 해외 수출시장에서 국내 발전사들이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국가적 측면에서도 에너지 안보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서부발전 김포건설본부 관계자는 "국산 가스터빈 도입을 통해 발전 설비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국산 발전 기자재를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래를 내다본 한국서부발전의 혜안

한국이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설계, 제작 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세계 5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 데는 서부발전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2013년부터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국책과제로 개발했다. 그 결과 7년간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19년 대한민국 최초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가스터빈 개발이 완료된 후 정부는 각 발전사에 실증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의를 했지만 국산 가스터빈 실증사업이 최초였기 때문에 당시 선뜻 나서는 발전사가 없었다고 전해졌다. 서부발전은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와 국익 창출 가능성을 보고 국가적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가스터빈은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서 오프그리드(Off-Grid) 상태로 성능 실증을 수행한 뒤 올해 4월 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 현장으로 옮겨졌다.


김포열병합발전소 내 스팀터빈이 설치되는 모습. ⓒ데일리안 유준상 기자

두산의 가스터빈이 안치된 서부발전의 김포열병합발전소는 내년 7월 준공을 앞두고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총공사비 6032억원이 투입됐다.


열병합발전소는 전력 생산과 열 공급 설비를 동시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 가지 연료를 태워 전기와 열 에너지를 동시에 얻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화력발전소에 비해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다.


구체적으로 연료(가스)로 가스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생산하고, 이때 배출된 연소가스를 회수해 고압증기를 생산한다. 고압증기를 통해 다시 발전을 하거나 겨울철 난방용 열로 사용된다.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154kV 송전선로를 통해 한전 양촌변전소(4.3km)로 송전될 계획이며, 전기는 50만 세대에 공급할 수 있는 495MW, 열은 8만 세대에 공급할 수 있는 281Gcal/h 용량을 갖추고 있다. 이번 첫 국산터빈 설치로 한국형 가스복합의 데뷔무대가 열렸다.


현재 인천 검단과 김포 지역 신도시가 확장 추세(약 8만 가구)에 있어 추가 발전 인프라가 절실한 상황이다. 김포 열병합 발전소가 건설이 완료될 경우 이 일대 열 공급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터뷰] 이충순 한국서부발전 김포건설본부장
이충순 한국서부발전 김포건설본부장이 기자에게 김포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Q. 한국서부발전이 발전사 최초 국산 가스터빈을 도입한 배경은


"국산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이 완료된 후 정부는 각 발전사에 실증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냐는 질의를 해왔다. 아무래도 국산 가스터빈 실증사업은 최초였기 때문에 당시 발전사들마다 망설임이 있었다. 서부발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국가적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을 내렸다."


"외산 가스터빈을 수입해 가동해온 지난 30년간 기자재비 및 부품비 등 36조원가량 외화가 유출된 바 있다. 반면 일찍이 국산화에 성공한 스팀터빈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중공업 시절인 1980년대 스팀터빈 국산화를 이뤄냈는데,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매출의 70%가 해외, 30%는 국산일 만큼 운명이 갈렸다. 그만큼 국산화가 내는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Q. 외산 가스터빈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나갈 계획인지


"가스터빈 상업 운전을 하려면 고온에서 일정 기간 동안 고장 없이 돌아가는 성능의 부품을 갖췄는지 검증하기 위한 실증사업이 필수적이다. 올해 4월 현장에 설치한 가스터빈 S1 모델은 발전소 준공 후 내년 8월부터 2년간 1500℃ 이상에서 8000시간을 이상없이 가동해야 한다. 성공할 경우 이를 떼어내고 상위 버전인 S1U로 교체해 20~30년간 가동할 계획이다."


"S1이 1500℃까지 견딜 수 있는데 비해 다음 버전인 S1U의 경우 1600℃까지 견딜 수 있게 설계돼있다. 미국의 GE사는 1700℃까지 견딘다. 아무리 우수한 가스터빈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자국 실증사례가 없으면 해외 수출에 매우 불리하다. 실증에 성공할 경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고 낮은 단가로 들어갈 수 있다. 그만큼 실증이 매우 중요하다."


이충순 한국서부발전 김포건설본부장이 기자에게 국산 가스터빈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

Q. 가스터빈 실증사업 경험을 갖추고 있는가


"서부발전은 40년간의 발전소 건설 및 운영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만큼 발전소 시운전 경험도 독보적이다. 서인천, 군산, 평택 등에 복합화력발전소를 갖추고 있는데 이곳의 전문성을 갖춘 종사자들을 김포건설본부로 투입을 했다. 향후 두산과 건설 및 시운전을 할 때 크로스체크를 해서 시행착오와 실수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Q. 발전소 건설사업 추진 도중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


"발전소 운영시 발생하는 오·폐수의 처리 시설을 발전소 내에 자체적으로 건설해 오·폐수를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각종 환경민원으로 인허가 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이에 대안을 모색하던 중 발전소 인근에 김포양촌2 공공폐수처리시설이 정부 예산지원 지연에 따른 지자체 숙원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해당 시설에 연계·통합 처리하기 위해 민·관·공 협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김포양촌2공공폐수처리시설 건설 완수를 위해 시설용량 재검토, 관련 인·허가 신청, 초기 건설사업비를 부담해 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했고 지난 7월 시설물을 적기에 준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서부발전 김포건설본부는 오·폐수 자체처리설비 건설 및 운영 대비 약 140억원을 절감했고 인근 산단 입주기업과의 상생 실현으로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Q. 건설사업 안전 관리는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철저한 안전 관리, 빈틈없는 안전시설물 설치·보강, 건설시공 공법 개선 등으로 건설현장 안전을 최우선 확보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단 1명의 경미한 부상자 발생 없이 무사고·무재해를 달성했다. 현장 위험요소를 제로화하기 위해 건설현장 위험성 분석을 통한 안전보건관리체계(Safety A.B.C)를 구축하고, 이를 실천하는데 집중했다. 우선 건설 초기 지반보강을 위한 파일공사의 최종 관입량 측정 시 기존 인력에 의존한 수기 측정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관측 시스템(PDAM공법)을 적극 도입해 대형 장비와 자재 근처에서의 근로자 접근을 원천 제거, 근로자의 안전을 확보했다."


"가스터빈 등 중량물 취급시 안전확보를 위해 운송도로의 교량 3개소에 대해 구조안전검토를 시행·보강했고, 크레인 전도사고를 방지하고자 특수보강판을 기존 대비 40mm 더 두껍게 제작해 안전율을 격상시켰다. 4차 산업의 핵심인 드론을 건설현장에 적용, 접근하기 어려운 고소작업, 사각지대의 안전관리를 수행하는 등 중대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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