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8일 간 우크라 발전소 30% 파괴"
겨울 앞두고 전기·물 공급부족 우려
헤르손에선 러軍 철수 가능성 시사
러 총사령관 "헤르손, 군상황 전개 달려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전력망 파괴를 위한 공습이 이어지는 바람에 우크라이나 내 발전소 파괴로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에게 전력과 물 공급이 중단됐다.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에서 "지난 8일 동안에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30%가 파괴됐다"며 "더 이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할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저녁 시간대 전력 소비를 줄일 것을 주문했다.
키릴로 티모셴코 대통령실 부국장도 "모두 전력을 아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전 국민이 힘든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러시아는 앞서 이날 10개 이상의 우크라이나 내 발전소 타격을 목표로 삼고 공격을 가했다.
티모셴코 부국장은 "러시아 군이 키이우 서쪽 전력 시설에 3차례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키이우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2곳의 중요한 인프라 시설이 파괴됐다"며 "해당 공격으로 시설 근로자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겨울을 앞두고 전기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응급서비스(SES)는 이달 7일부터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11개 주 4000개 도시와 마을에서 전력이 차단된 적이 있으며 아직까지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1162곳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70여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AP는 겨울의 시작과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폭드론 공격을 확대해 물과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발전소를 공격하는 전략으로 인해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폭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내 일상복구와 같은 회복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북부 전선에서의 상황과 달리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헤르손에서 영토 탈환 작전을 재개하며 러시아군을 압박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다. 러시아의 합동군 총사령관은 헤르손에서의 전황이 불리하다는 것을 인정하며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헤르손 전투상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며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의 카호우카 댐교량을 비롯해 러시아 본토와 연결된 2개의 핵심 연결고리를 파괴한 뒤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앞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며 "헤르손에서의 추가 계획은 앞으로 군사 상황 전개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수로비킨 총사령관의 발언은 점령지 헤르손에서의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어 그는 남부의 민간인과 군인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의 행정부 수반도 북쪽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달에만 헤르손주에서 약 500㎢에 달하는 점령지를 우크라이나에 다시 빼앗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