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다웃파이어 ' '마틸다' '캣츠' 등 잇따라 공연
"가족 관객 겨냥한 다양한 티켓 정책 등도 필요"
뮤지컬 시장은 주로 2030 여성 관객이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미세스 다웃파이어’부터 ‘마틸다’ ‘캣츠’ 등 가족을 타깃으로 하는 공연들을 잇따라 무대에 올리면서 관객층을 넓혀나가고 있다. 연말을 앞둔 상황이라 이 같은 마케팅이 가족 단위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적기라는 의견이다.
내달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고인이 된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코미디 뮤지컬이다. 이혼으로 친구 같은 자녀들과 헤어지게 된 아빠 다니엘이 여성 가사도우미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다시 집으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화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유머’가 이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이 작품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춘 원작 소설과 영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어른과 아이 모두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가족 뮤지컬로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35년 전 소설에서 탄생한 기발한 ‘이혼 가족’ 설정은 이혼율이 높아진 요즘 한국 사회에 가족 간의 사랑을 강조하면서 더욱 큰 공감으로 다가온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화려한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는 작품으로는, 지난 5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마틸다’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은 아동문학의 거장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한다. 2018년 한국 초연 당시 동화적 상상력과 현실에 대한 풍자를 함께 담으면서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마틸다’는 4년 만에 다시 국내 공연장에 올려지고 있다.
실제 공연장에는 기존 뮤지컬 팬들은 물론 가족 단위, 연인, 친구, 직장인 단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만나볼 수 있다. 창의적이고 판타지적인 무대 연출과 성인, 아역 배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선보이는 고난이도 안무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토리면에서도 소녀 마틸다가 전하는 위로와 용기가 전 세대를 아우른다.
이밖에도 40년간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뮤지컬 ‘캣츠’의 오리지널 팀도 2년 만에 한국을 찾는 등 연말을 맞아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뮤지컬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팬데믹을 거친 뮤지컬 업계가 이번 연말을 기점으로 관객층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뮤지컬 업계는 다양한 관객층이 존재하는 세계 공연 시장과는 달리 특정 집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뮤지컬을 예매한 예매자 수는 약 139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성비는 여성 77.1%, 남성 22.9%였다다. 더구나 같은 뮤지컬을 2회 이상 예매한 예매자 성비를 살펴보면 여성(90.7%)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로는 20대가 41.4%로 가장 많았고, 30대 36.7%, 40대 16%, 50대 이상 5.9%의 순서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20대 여성이 38.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 여성이 33.2%였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단기간에 급성장을 이뤘지만, 그에 따른 기형적인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라고 입을 모아왔다. 제작 시스템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일부 마니아층에만 집중되어 있는 관객층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 관계자는 “물론 매년 연말이면 가족을 겨냥한 뮤지컬들이 많이 올려졌지만 코로나를 겪은 현재는 분위기가 다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관객층 다변화의 필요성을 새삼 확인했다”면서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가족 타깃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이들을 위한 할인 등 다양한 티켓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