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도박 개장과 복권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14명 검거하고 7명 구속
영등포·구로·노원·송파구 등 서울 44곳…인천·경기 고양·부천·광주·안산 등 26곳
합법적 복권인 파워볼 모사 게임 불법 운영…도박성 올리기 위해 베팅 많을수록 배당률 높여
한 달간 베팅액만 56억…구스만 신원 확인되면 지명수배하고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예정
경찰이 수도권 주택가에서 합법 인터넷 복권인 '파워볼'을 모방한 사행성 게임장 70곳을 운영한 일당을 적발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생활질서과는 도박개장과 복권법·사행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7명을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파워볼'을 모방한 사설 복권 게임장을 운영하며 수익금을 나눠가진 혐의를 받는다.
파워볼은 5분마다 추첨되는 공 6개에 적힌 숫자들이나, 그 합을 맞추면 당첨금을 지급하는 합법적 복권이다. 정식 영업을 위해서는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둔 채 파워볼을 모사한 게임을 불법 운영했다. 정식 파워볼은 하루 최대 10만원까지 정해진 시간에만 구매할 수 있지만, 이들은 복권을 24시간 무제한으로 팔았다.
이들 조직은 베팅을 많이 할수록 당첨금 배당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도박성을 높였다. 이용자들이 최근 한 달간 베팅한 금액은 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또 상가나 빌라 건물 등에 간판을 달지 않고 게임장을 차려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게임 사이트는 수사망을 따돌리기 위해 폐쇄와 신설을 거듭했다. 경찰은 올해 3월 불법 파워볼 게임이 주택가를 파고든 사실을 확인, 사업장을 차례로 급습해 이들을 검거했다.
이들은 이른바 피라미드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운영총책과 총판·지역총판 등 역할을 분담하고 가맹점을 모집한 뒤 수익금을 나눴다. 지금까지 적발된 게임장은 영등포·구로·노원·송파구 등 서울에서 44곳, 인천시와 경기 고양·부천·광주·안산시 등 기타 수도권 지역에서 26곳이다.
경찰은 계좌추적으로 이들이 벌어들인 돈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범죄수익금을 환수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게임장이 있는지 여부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SNS에서 '구스만'이라는 이름을 쓰는 인물이 도박 사이트를 제작·구축하는 등 조직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구스만'의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도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