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프로그램 일환…증권금융 재원 활용
자금 리스크 완화에 PF 사업장 안정화 기대감
ABCP 셀프 매입 등 업계 자체 방안 강구 주목
금융당국이 26일부터 증권사에 3조원의 추가 유동성 지원에 본격 나서면서 증권업계의 자금난에 숨통을 트일지 주목된다.
이와 별도로 증권사들이 자금경색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셀프 매입 방안 논의도 진행돼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이날부터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3조원의 추가 유동성 지원에 나서면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증권사들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인 25일 관계 기관들과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증권사 유동성 지원 방안을 논의해 기준과 시행 방식을 정했으며 26일부터 3조원의 추가 유동성 지원을 본격적으로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20조원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와 비우량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등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선 한국증권금융이 자체 재원을 활용해 PF 대출과 ABCP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3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와의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증권 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RP거래시 담보 제공대상 증권을 기존 국공채나 통안채, 은행채뿐만 아니라 우량 회사채(신용등급 AA 이상)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또 향후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회사채·기업어음(CP)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의 비우량 CP까지 매입 대상에 포함하는 한편 증권 담보대출시 기존 국공채, 통안채, 은행채와 상장주식으로 국한됐던 담보 제공 가능 증권 범위를 우량 회사채(AA 이상)와 우량 CP(A1 이상), 예금형 ABCP, 중금채를 추가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시장이 얼어붙이면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 냉각으로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것은 물론, PF 채권을 담보로 ABCP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이자 수익을 거둬 온 증권사들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지난 18일부터 연말까지 증권사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ABSTB·ABCP) 발행 잔액은 약 27조원에 달하는데 PF 만기 도래시 차환이 안 되면 신용 보강을 한 증권사가 자체 자금으로 매입해야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방지할 수 있다.
벌써부터 투자 심리 악화로 차환되지 않는 물량을 증권사들이 직접 매입하는 사례가 줄이어 나오면서 리스크 증대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의 위기설 등 루머까지 확산되는 실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만기된 완주 PF ABCP를 전액 매입했다. 완주군이 지급보증을 섰지만 투자자들이 차환을 거부하면서 주관사가 자체자금으로 사들인 것이다. 앞서 교보증권은 지난 12일 만기된 천안 북부BIT리치제일차 자산유동화 ABSTB를 전액 매입했다. 현대차증권도 신용보강한 전단채 중 19일 만기인 물량 일부가 차환 발행이 안돼 자체 자금으로 막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심으로 증권사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완화되고 해당 증권사가 보증을 선 PF 사업장도 안정되는데 기여할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받아주지 않던 범위의 회사채와 CP 등도 받아주기로 한 것을 두고 부동산 PF 사업 비중이 크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효과가 클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시장 경색으로 향후 증권사들에게 미칠 타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번 조치의 실질적 효과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정부가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증권사들도 자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6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회의를 갖고 최근 자금경색 리스크가 불거진 부동산 PF ABCP의 ‘셀프 매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지난 24일 나재철 금투협회장과9개 증권사 사장단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형 증권사를 위해 각 사별로 500억∼1500억원 정도를 지원해 펀드를 조성하는 논의를 진행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으로 각 사 실무 임원진들이 참석한다.
각 사별 상황에 따라 지원 여부와 규모에 대한 의견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어 어떤 결론을 내놓을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