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사 한달 새 0.07%P↑
천정부지 주담대와 대조적
"장기적 상황 반영해 결정"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공시이율 인상 폭이 기준금리 오름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이율이 오를수록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나 환급금이 커져 소비자 혜택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금리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지부진한 공시이율과 달리 보험사 대출 이자율은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저축보험을 취급하는 생보사 17곳의 평균 공시이율은 2.5%로 전월보다 0.07%포인트(p) 올랐다.
공시이율은 일정기간마다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율로,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보험 가입자가 만기에 받는 환급금이나 중도 해약 환급금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보험개발원에서 공표하는 공시기준이율과 시중금리를 반영한다.
회사별로 보면, 우선 빅3 생보사인 삼성, 한화, 교보생명의 11월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77%, 2.75%, 2.90%로 같은 기간 각각 0.17%p, 0.13%p, 0.1%p 올랐다.
그 외 처브라이프생명이 3.1%로 0.35%p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신한라이프가 2.8%로 0.32%p, ABL생명이 2.6%로 0.02%p 올랐다. 그 다음 푸본현대생명이 2.54%으로 변동이 없었고, 동양생명이 2.54%, 미래에셋생명이 2.45%로 각각 0.02%p, 0.05%p 인상했다.
흥국생명은 2.43%로 변함이 없었다. DGB생명은 2.41%, 메트라이프생명은 2.38%로 각각 0.10%p, 0.01%p 인상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서 저축보험 공시이율도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같은 기간 기준금리 인상 폭에 비하면 상승 폭이 미미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생보사 평균 공시이율 인상 폭과 비교하면 0.4%p 이상 웃도는 수치다.
또 보험개발원이 매달 공표하는 공시기준이율 상승 폭에도 못 미친다. 보험개발원은 11월 공시기준 이율을 전월보다 0.2%p 오른 3.9%로 정했다. 이를 넘는 오름폭을 기록한 생보사는 신한라이프와 ABL생명뿐이었다.
특히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7%를 넘는 등 기준금리 영향에 예민한 데 비해 공시이율 반영은 덜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기준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다모아 홈페이지에서 원리금분할상환, 아파트 3억원, 변동금리 대출 1억원 기준으로 한화생명의 '홈드림모기지론'의 최고금리는 연 7.20%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10년, 20년 등 대부분 장기 상품이다 보니 향후 미래 금리 변화 추이도 반영해 공시이율을 정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할 때마다 모두 즉각적으로 반영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