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구축 지원받은 '동아플레이팅', 3D업종 도금업 편견 깨
MZ 세대 직원 비율 70% 이상…"뿌리산업의 든든한 이정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두 번째 ‘미래동행’ 행보로 8일 방문한 곳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이었다.
이곳은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여러 기업들 중에서도 모범 사례로 손꼽혀 이재용 회장이 직접 방문해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설립된 동아플레이팅은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여성 1호인 이오선 대표가 운영하며, 뿌리산업이라고 불리는 도금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동아플레이팅은 사업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회사에 시스템 구축이 절실했고, 3D 업종으로 불리며 젊은 층이 기피하는 도금업 특성상 고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계에 부딪쳤다.
그러던 중 2018년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알게 돼 지원을 신청하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게 됐다.
동아플레이팅으로 파견된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일주일간 현장을 둘러본 후 100개의 개선 과제를 발굴해 대표, 직원들과 함께 현장을 혁신해 나갔다.
삼성전자는 생산라인에 원재료 투입을 일일이 작업자들이 버튼을 눌러 진행하던 것을 센서를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또, MES(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생산계획·실적, 설비현황, 재고 등 체계적으로 현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도금업은 화학물질 취급이 많은 현장으로, 정보도 없이 쌓여있던 화학물질을 약품 성분부터 유효기간 등 데이터로 관리할 수 있도록 바코드를 적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도입 후 근무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생산성 37% 증가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데 걸리는 제조 리드타임을 120분에서 90분으로 단축 ▲불량률 77% 감소라는 결과를 보였다.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달라진 또 다른 점은 MZ 세대 직원들이 기피하는 업종이라는 편견을 깬 것이다.
현재 동아플레이팅 직원수는 현재 35명으로 이중 20대에서 30대 직원이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청년들이 주를 이루는 기업이다.
도금업은 이른바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으로, 가장 중요한 자양분은 ‘사람’이다.
하지만 표면 처리 공정에서 염산, 질산 등의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해야 된다는 인식으로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해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는 공장이 상당수다. 이들이 정년퇴직 등으로 떠나면 국내에서 뿌리산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동아플레이팅은 청년층이 찾는 제조 현장으로 탈바꿈하며 이런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오선 대표는 스마트공장 구축 성과를 바탕으로 ▲자동화 공정 확대 ▲공장 내부 환경 개선 ▲회사 복지 강화 ▲사업 비전 제시로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지역 사회·대학과 협력해 지역 청년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회사 취업까지 연계하고 있으며, 이들이 장기근속 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능형 공장으로 뿌리산업의 든든한 이정표를 세우고 싶다”며 “소나무의 뿌리는 수백 개의 잔가지가 단단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업계가 같이 길을 만들고 같이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