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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시장 불안에 방파제 쌓는다…현금 확보 ‘안간힘’


입력 2022.11.11 07:00 수정 2022.11.11 07: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상반기 말 현금·예치금 4조 육박

자금조달 가중…유동성 악화 대비

ⓒ픽사베이

국내 카드사가 확보한 현금 자산이 최근 1년 동안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나며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이 심화되면서 유동성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자 선제적으로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국민·현대·롯데·삼성·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예치금은 총 3조9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3871억원)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19년 말 2조6889억원에서 이듬해 상반기 말 5조원대로 크게 늘어난 이후 지금은 3조원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는 흐름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의 현금 및 예치금이 1조170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우리카드 8000억원 ▲롯데카드 5617억원 ▲현대카드 4721억원 ▲신한카드 4028억원 ▲국민카드 2335억원 ▲하나카드 1742억원 순이었다.


춘천 레고랜드 모습. ⓒ데일리안

카드업계가 현금 보따리를 늘린 건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가 예견되자 곳간을 미리 채워 왔다는 얘기다.


카드사 입장에선 나름대로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은행처럼 자체 수신 기능이 없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60~70%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 자금조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6%대를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이는 연초(1월 3일) 2.420%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가 연내 7%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융당국은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돈줄이 막히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자 ‘50조+α’ 유동성 공급과 금융지주들의 95조원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시장 불안 달래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시중 은행장들은 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행 간 자금 조달 경쟁 심화로 2금융권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으로 자금이 쏠려 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서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번 유동성 공급이 실질적으로 2금융권에 대한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어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울러 금융권 안팎에선 국내외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위기에 직면한 만큼 향후 카드사를 비롯한 2금융권의 건전성 및 유동성 악화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이번 방안은 우량등급 채권 위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라 여신전문금융사, 캐피탈사 등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등급의 기업은 여전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지원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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