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관객들 감정 이입 시키는 스토리·배우들 열연 눈길
콘텐츠 홍수 시대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숫자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가 호평 받진 않는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땀과 별개로 대중의 평가는 냉정하다.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기도 하고, 낮은 평점을 받기도 한다. 그 가운데 아쉬운 작품들이 존재한다. 연출이, 연기가, 편집이, 음악이 칭찬할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뭔가 아쉬운 작품들. ‘아쉬운 작품 리포트’(아작 리포트)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보려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기자들의 사심은 어쩔 수 없다. (편집자 주)
유명준 : ‘인생은 아름다워’,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은데, ‘왜 이렇게 연출했을까’라는 장면들이 있었죠. 어차피 대놓고 울게 만들겠다는 영화이고, 류승룡 배우의 행동 봐서는 ‘그래 웃음 포인트도 넣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고. 그런데 아무래도 뮤지컬이란 장르랑 결합하다 보니 어색함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신파와 뮤지컬, 그리고 오래된 노래와 간혹 나오는 개그 코드가 이질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죠.
류지윤 : 저도 처음 보고 낯설어서 이게 좋은 건지 아닌 지, 약간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우리가 흔히 예능에서 뮤지컬 흉내 내는 그런 느낌이 영화에서도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죠.
홍종선 : 저는 어떤 이야기를 그릴 때, 이 이야기의 내용이 그것을 담을 그릇과 어울리느냐, 거꾸로 이 그릇에 그 내용이 어울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차라리 그냥 노래 없이 가족 드라마로 펼쳤어도 염정아, 류승룡 연기력 믿고 갔어도 충분했다 싶어요. 되레 뮤지컬 그릇에 담아 어색하고 억지스러워서 그게 웃음이나 감동을 떨어뜨린다는 느낌이었어요. 나오는 노래들은 너무 주옥 같이 좋지만요.
유명준 : 그 노래들을 그냥 배경음악으로 깔고 드라마적인 요소만 강조해서 갔으면 오히려 더 괜찮을 듯 싶었죠. 실험정신은 좋았지만, 이질감이 느껴지는 정도라면 문제죠.
류지윤 : 네 노래들은 진짜 잘 선곡한 것 같았어요 레트로라는 이름 아래 촌스러운 연출이 노래들이 나오면 그래도 포용력이 넓어지더라고요.
홍종선 : 맞아요, 그냥 OST로 적절히 활용했으면. 음원사용료 비싸서 배우들에게 부르는 게 한 건가 싶을 정도로 노래가 흥과 눈물을 쏙 들어가게 했어요. 노래 선곡은 너무 좋아요. 그리고 두 주연배우도 노래를 못 부르지 않아요. 그러나 뮤지컬영화로 하자면 못 부르는 정도가 아니라 한두 솔로곡에서는 전율을 일으킬 만큼 잘해야 해요. 정히 안 되면 조연 몇 명이라도. 그런 부분이 너무 아쉬워요. 그 대목이 영화 ‘영웅’을 기대하게 하는 바고요.
유명준 : 뮤지컬 영화인데 뮤지컬 장면을 빼야 했다는. ^^
홍종선 : 당장 ‘라라랜드’ 생각해 봐요.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노래와 춤이 얼마나 뛰어나요. 그러니까 인생이라는 주제를 뮤지컬에 담은 게 되레 감동과 재미가 배가 됐지요.
유명준 : 감독이 뮤지컬 영화를 조금 쉽게 본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뮤지컬이라기보다는 그냥 극중 배우들이 노래 부르는 정도라는 생각인데, 그것을 또 나름 춤과 동선으로 뮤지컬 식으로 표현하려다 보니 점점 더 감정이 끊기는 상황으로 바뀌고.
홍종선 : 저는 몹신으로 나올 때, 단역 분들까지 전부 무용과 학생이든 전공자든 직업인이든 프로페셔널을 캐스팅해야 했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두 주인공의 부족한 점을 강조시키는 게 아니라 보완했을 거예요. 일부 잘하는 분들이 보이기는 하나 못 추는 분들이 더 많아 보이더라고요. 엄청난 군무 샷도 없는데다 멋진 대규모 합창 신도 없어요.
류지윤 : 배우들도 열심히 연습했겠지만 그래도 뚝딱 거리는 모습들이 보여서 특히 과거 장면들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지는 게 감동은 반이 되고 코미디도 뻔해지고.
홍종선 : 맞아 맞아. 차라리 유 부장 말대로 주인공들이 노래 부르는 정도였어도 괜찮았을 듯.
류지윤 : 예. 말씀하신 대로 그래도 군무나 합창에서 웅장한 느낌을 조금 기대했었는데.
유명준 : 그건 ‘영웅’에서 기대해야 할 듯. ^^
류지윤 : 예 기대하고 있어요. ^^
홍종선 : ‘영웅’ 기대하고 있었는데, ‘인생은 아름다워’ 보며 더 목말라진. 정성화 캐스팅을 뮤지컬 그대로 고수한 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해요. 영화 쪽 스타배우로 바꾸는 것보다. 정성화는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 연기력 다 검증됐고. 영화형 외모냐 물으면 백 퍼센트는 아니지만 윤제균 감독이 다른 모든 요소로 뒷받침하고 배우 정성화의 매력을 끌어냈을 거예요. 그만큼 노래가 중요하기에 정성화를 고수한 거지요.
유명준 : 사실 이 영화는 스토리적인 면에서는 크게 나쁘거나 좋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반전이 있긴 했지만, “우와” 정도가 아니라 “ㅋㅋ” 정도? 류승룡이 남몰래 울고, 치료법을 검색하는 모습도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그런데도 사실 부모 세대가 한번 쯤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뻔하지만 ‘그래도 내 자식이, 내 가족이. 이렇습니다’ 라는.
홍종선 : 반전, 첫사랑의 정체, 정말 웃픈 반전. ^^ 저는 친구랑 같이 봤는데, 그는 엄마로서 좀 화가 났더라고요.
류지윤 : 오 왜일까요?
홍종선 : 물론 암환자 엄마 얘기에 늘 자식이 주가 돼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한두 신은 그래도 자식에 관한 장면이 진하게 있어야 한다. 내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내가 암 걸려 곧 죽는다 하면 자식이 피 마르고 가슴 찢어지게 하는 거의 유일요소라 ‘ㅋㅋ’ 라는 거지요
유명준 : 설마 독서실 땡땡이 치고 기타 연주 하러 간? ^^
홍종선 : 첫사랑을 찾는 것부터가 코미디라는 걸 천명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 시대가 이제 엄마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에 집중해야 하는 시대인 것은 알겠으나 그래도 엄마로서의 모습, 자식과의 장면은 있어야 했다는 거죠. 그럼 감동도 커졌을 거라고.
류지윤 : 자식들 간의 이야기가 좀 적긴 했죠.
홍종선 : 젊은이들이 보기엔 ‘있긴 있잖아’ 일 수 있는데 제 모성애 강한 친구는 그 지점을 풀어 주지 않아서 두 부부의 선택과 행동에 감정 이입이 되지 않아서 즐기지 못했대요. 왜 ‘따 놓은 당상’, ‘폭풍 눈물 장면’을 버리느냐는 거죠. 그렇다고 그 이상의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 오세연 씨 인생에 있어 자식이나 남편이 얼마나 이기적 존재들인 줄은 알겠으나 남편은 몰라도 그래도 자식은 자식이라는. 50대 한 여성의 리뷰였습니다. ^^ 나 모성애 강한 줄 알았는데 친구와 대화하며 ‘나 아무것도 아니구나’ 함. ^^
류지윤 :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암 진단 받았는데 옛날 옛적 첫사랑 찾으러 가는 설정이 좀 감정 이입이 안 되긴 하죠. ^^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에 앞서 여자로서 반짝반짝했던 시절을 찾으러 간다! 이럴 수 있는 분들이 사실 얼마나 될까요. 미혼인 저도 엄마아빠한테 갈 건데요.
유명준 : 그러게. 이제 3개월 남은 ‘말기 암’ 환자인데, 너무 밝아. 물론 암 환자라고 늘 슬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좀 이입이 안 되는.
홍종선 : 영화는 판타지니까 그래도 되는데, 그래도 한두 장면 넣어 줬어야 그 여정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대요.
류지윤 : 어쨌든 그럼에도 결말은 역시 가족 뿐인 것으로!
홍종선 : 이 영화도 가족으로 갔지. 그리고 제가 한 가지 더 속상한 부분은 영화 진짜 잘 만들 거 아니면 시대의 명작과 동일한 제목 좀 붙이지 마세요오오.. 어디 로베르토 베니니의 그 명작 ‘인생은 아름다워’에. 그러니 비교돼서 그래도 꽤 괜찮을 수 있는 영화인데 더 부족해 보인다고요.
류지윤 : 예 아무래도. ^^ 눈은 사로잡겠지만.
유명준 : 그건 공감. 영화 보는 내내 다른 제목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홍종선 : 그렇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제목 똑같이 짓는 거 쉽게 가는 방법이라는 비판 피하려면 진짜 걸맞게 잘 만들어야 해요. 2편, 속편의 부담감 이상인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유명준 : 그래도 그나마 음악과 어울리게 호평을 줄만한 장면은 그 마지막 리마인드 웨딩 느낌의 장면.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조연배우들이 한꺼번에 받쳐주는 느낌?
홍종선 : 사실 저의 불만은 딱 두 가지, 이야기와 그릇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 제목 이렇게 짓지마. 두 가지였는데. ^^ 뭔가 굉장히 비판만 하는 느낌이네요. 좋은 점을 적게 말하다 보니 ;;
류지윤 : 좋은 점도 말할 수 있죠! 좋은 점. 저는, 류승룡 아들로 나왔던 하현상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부르는 거 좋았어요. 유일하게 과장되지 않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
홍종선 : 맞아요, 마지막 장면 좋았어요. 하현상 배우 느낌 좋더라. 내내 연기가 과장되지 않아서 좋았어.
류지윤 : 신인배우인 줄 알고 찾아봤는데 가수더라고요.
홍종선 : 아, 그래서 노래를 잘하는구나, 기타도 자연스럽고. 그런데 그 조미료 없는 연기가, 비연기자의 연기가 이 영화에 밸런스를 줬어요.
류지윤 : 아! 그러네요. ^^
홍종선 : 그런데 그 딸 캐릭터는 뭔가요? 왜 매력을 부여해 주지 않은 거예요, 감독님.
유명준 : 너무 과장된. “엄마가 안 돌아왔으면 좋겠어”라는 말이 뭔가 화도 나고 슬퍼야 하고 공감도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오글거린. 그냥 ‘그래 이런 대사 나올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든. 오히려 말 없는 아들은 공감이 되는데.
홍종선 : 그냥 ‘그래 이런 대사 나올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든 2. 엄마의 시한부를 예고한 전형적 대사. 박세완, 옹성우, 심달기 커플 귀여웠어요. ‘첫사랑~~’ 이문세 노래 조조할인과 어울려서.
류지윤 : 아, 박세완 배우는 염정아 배우랑 정말 닮았던데요? 싱크로율이 너무 좋았어요.
홍종선 : 맞아, 염정아 배우랑 엄청 닮음.
류지윤 : 박세완, 옹성우, 심달기 나올 땐 정말 풋풋해서 미소가 절로 나오긴 하더라고요. 옹성우는 역시 춤을 깔끔하게 추는 게 ‘아이돌 짬바’가 나오더라고요. ^^
홍종선 : 그렇지. 이 셋이 주인공인 영화를 풀 버전으로 보고픈. ^^
류지윤 : 네. 심달기는 정말 앞으로가 기대.
홍종선 : 옹성우 춤도 잘 추고. 이렇게 잘생겼나. 첫사랑의 아련함을 불러일으키는 미모.
류지윤 : 네. ^^ 옹성우 지금까지는 배우로서 매력을 1도 못 느꼈는데.
유명준 : 하지만 마지막에 박세완이 아닌 심달기라는 사실 알았을 땐, 옹성우의 그간 행동이 정말 이해가 잘. ^^
홍종선 : 왜왜. 꼭 예뻐야 해? 심달기 예뻐.
유명준 : 아뇨 외모가 아니라. 박세완에게 한 행동이 있는데. 심달기인데 왜 감기약을? 왜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고? ^^ 별밤 못 봤으면 당장 내려와야지 서울데이트는 왜? ^^
홍종선 : 왜, 난 한 행동에서도 이해가 됐는데. ^^ 교회 합창할 때 눈빛 봐봐. 글고 달기가 거절할까봐 세연이 부르는 건데. 서울데이트는 감독님의 착각 유도 연출 신으로 보기로. ^^ 그리고 어른 오세연 일방의 기억이잖아.
유명준 : 전 오히려 감독이 반전을 주려고 약간 억지로 옹성우와 박세완의 데이트 장면을 만들어낸 것 같았어요. 하긴 ‘옹성우의 기억편’을 만들어야. ^^ 알고 봤더니, 서울에서는 그냥 걸어 다녔고, 감기약은 달기가 전해달라고 해서 전해준 것 뿐이고. ^^
류지윤 : 역시 남녀 사이는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
유명준 : 여기에 아쉬운 거 하나 더. 기왕에 목포, 부산, 완도 갔으면 그 절경도 좀 담았으면 했는데. 몇몇 담아도 너무 아름답지 않게. 류승룡이 해운대 걸어가는데, 노래방 장면인 줄.
홍종선 : 맞아 맞아 완도 절경. 로케이션을 왜 간. 보길도 얼마나 아름다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