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10개월~1년, 하이브리드 1년 6개월 대기
'신차급 중고' 높은 중고가 최소 1년 예상
"공식 판매 시작하자마자 계약하러 갔는데도 1년에서 1년 반 정도 잡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살 수 있을 것처럼 TV 광고도 하는데 차를 받을 때쯤 되면 2년전 모델이 돼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망설여집니다."
현대차가 7세대 그랜저의 TV광고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가운데 공식 출시 첫 날 계약한 소비자도 차를 인도받기까지는 기본 1년 이상이 소요될 예정이다. 공식 출시도 전에 계약자가 크게 몰리면서 중고차 가격 역시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7일 기준 현대자동차 대리점은 신형 그랜저 계약 고객에 출고 대기 기간을 10개월에서 1년 반으로 안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관계자는 "가솔린의 경우 10개월~1년 정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년 반정도는 기다려야한다"며 "하이브리드는 올해 생산계획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면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의 공식 판매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 현대차 대리점의 안내대로라면, 공식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계약을 했더라도 가솔린 모델의 경우 빠르년 내년 말,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내후년에서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역대급 신차'로 불리는 그랜저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나오자마자 구매한 차량이 출고할 때는 구형이 돼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대자동차 대리점 직원 A씨는 "아직 판매만 개시됐을 뿐 출고는 개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출고 시점을 안내드리기가 어려운 데다 이제 막 나온 차인데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고객이 많다"며 "차 나오고 나면 구형이 될까 우려해 문의를 했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도 다수"라고 귀띔했다.
출고 대기가 길어질 수록 출고 시점에서 추가금을 내야할 가능성도 우려를 더하는 요소다.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부품 가격 인상 등 요인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문제가 많았는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차를 출고받을 때 계약한 시점의 가격보다 추가금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 내년까지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보다 완화되긴 했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해소된 상황이 아닌만큼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 추가금 발생의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신차급 중고차'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식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서면서 공식 출고 후 1년 가량 중고 가격이 신차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단 설명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점차 완화되면서 중고차가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상황이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랜저 인기가 예상보다 높아 가격이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며 "출고가 시작되고 신차급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엔 대기 기간이 더 오래걸리기 때문에 신차 가격을 뛰어넘는 가격으로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