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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선택적 고통분담' 지적에도 실손보험료 올린다


입력 2022.11.21 06:00 수정 2022.11.21 06: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과잉진료·보험사기에 손해율 130%↑

실적 훈풍 불었지만 10%대 인상 예측

ⓒ픽사베이

손해보험업계에서 실손의료보험료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를 올리는 건 적절치 못하다는 여론이지만, 손해보험사들은 실손보험에서의 적자를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어려운 국민 경제 여건을 감안해 자동차보험료는 내리기로 하면서, 실손보험에서 만큼은 반대 행보를 가져가려는 건 선택적 고통분담이란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손보사들은 10%대의 실손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3세대 실손보험료를 10% 안팎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선두사가 총대를 메면서 다른 손보사들도 인상 기조를 따라 갈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는 기존 1~3세대 실손보험 상품 중심으로 손해율 악화가 지속되고 적자 폭이 심화되고 있어 인상이 불가피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해율은 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손해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실제로 지난해 손해보험사 13곳의 실손보험 평균 위험손해율은 130.9%다.


손보업계에서는 손해율이 통상 80% 정도면 적당하다고 판단하는데, 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판매 상품의 상품구조상, 의료쇼핑 등 과잉진료에 대한 효율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손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을 활용한 보험사기도 문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닌 브로커가 수술·진료 비용 안내 명목으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후 불필요한 진료나 절차를 제안하는 등의 사기가 적발되고 있다.


하지만 실손보험료 인상 움직임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손보업계의 실적이 확연히 개선됐음에도 보험료를 올리려는 건 결과적으로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산 10조원 이상인 국내 손보사 9곳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순이익은 총 3조89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었다.


손보사들은 공통적으로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을 호실적 이유로 꼽았다. 특히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청구가 감소하며 손해율이 개선됐다. 금융당국과 보험협회는 특별신고제 등을 통해 실손 비급여 과잉진료에 나선 바 있다. 또 실손요율을 인상한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더욱이 손해보험업계는 최근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하면서 국민 고통 분담을 이유로 들었다. 이 때문에 자동차보험료는 인하하면서 실손보험료는 인상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다만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좋다고 해서 실손보험 손해율까지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손해율이 개선돼 인하 여력이 있는 자동차보험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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