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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안 없이 은마 관통 그대로?…갈등 고조되는 GTX-C 노선


입력 2022.11.19 06:13 수정 2022.11.19 06:13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재건축추진위, 정의선 회장 자택 앞 무기한 시위 돌입

현대건설, C노선 우회안 검토 않기로 가닥

C노선 둘러싼 갈등 지속…GTX·재건축 모두 차질 불가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을 둘러싼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간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은마재건축추진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건설을 두고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시공사인 현대건설 간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C노선 지하 관통 대신 우회안을 마련해 달라는 단지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현대건설도 새로운 노선안을 마련하지 않겠다며 맞불을 놓아서다.


1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은마재건축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서 GTX-C노선 은마 하부관통을 반대하는 무기한 24시간 집회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매일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정 회장의 자택 일대를 걸으며 C노선 변경안 관철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이 추진위 측 의견을 수렴할 때까지 집회를 지속하겠단 방침이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현대건설의 협상 의지도 꺾인 모습이다. 그간 현대건설은 국토교통부, 추진위 측과 3자 면담을 통해 C노선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장기간 이어왔으나, 최근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추진위 측은 아직 공사 계약조차 하지 않은 현대건설과 사업적 연관성이 전혀 없는 현대차그룹까지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며 "추진위의 집단적인 행보에 더 이상 협의는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GTX-C노선은 양주와 수원을 잇는 노선으로 지난해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GTX-C노선은 양주와 수원을 잇는 노선으로 지난해 6월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노선이 은마아파트 단지 바로 밑을 관통한단 사실이 알려진 뒤 주민 반발이 계속돼 첫 삽을 뜨기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40년된 노후 단지로 재건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GTX가 단지 하부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현대건설은 국토부에 주민 의견 등을 반영한 새로운 노선안을 마련해 제출하겠단 뜻을 밝히고, 실제 지난 9월에는 양재역을 지나 매봉산을 통과하는 우회안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노선 역시 인근 주거단지 밑을 통과해 주민 반발 우려가 추가 우회안 제출을 검토 중이었으나, 일부 은마 주민들의 반대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의견을 철회한 것이다.


C노선은 민자 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토부가 개입해 노선을 변경할 수 없다. 현재 국토부는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의뢰한 민자 적격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노선과 함께 C노선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한단 계획이다.


추진위 측 주민들이 민자 적격성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대 집회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업계에선 C노선을 둘러싼 진통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자체 신기술을 도입하고 특화공법을 적용하더라도 GTX 사업 자체가 국내에선 처음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민들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최고 시속 180km인 급행열차가 노후 아파트 지하를 지나간다면 아무래도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노선이든 은마 재건축이든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건 불가능"이라며 "우회안을 놓고 주민들과 시공사 간 갈등이 조기에 봉합되지 않으면 GTX도 재건축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GTX-C노선은 경기 양주(덕정)에서 수원까지 총 74.8km를 잇는 것으로 사업비 4조385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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