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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영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아티스트, 장르의 이름은 '무제'


입력 2022.11.21 11:01 수정 2022.11.21 11:0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데이비드 린치, 페이스 갤러리와 전속계약

브래드 피트 조각가로

류준열, 사진작가로 나서

예술과 영화의 모호해진 경계는 낯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 감독이나 배우들이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예술적 감각을 선보일 때, 작품은 이질적이지만 강렬하게 다가온다.


ⓒ페이스갤러리 홈페이지

갤러리 페이스와 전속계약을 맺은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대형 화랑 페이스갤러리 뉴욕에서 11월 4일부터 12월 17일까지 개인전 '빅 봉고 나이트(Big Bongo Night)'를 개최 중이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이 전시회를 통해 금속과 나무 등을 혼합한 조각, 회화 등을 통해 독특한 시각예술을 실천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은 일상에서의 혼란의 순간들을 유기적으로 작품들에 담았다. 불안하고 위협적이며 불가해한 이미지를 초현실주의와 가공되지 않은 시각으로 풀어냈다. 또 평탄한 구도와 원근법 왜곡을 특징으로 한 반추상 회하는 육체적 및 산업적 쇠퇴를 탐구한다. 페이스갤러리는 "이 작품들의 핵심은 현대 미국인 생활의 어두운 현실을 말해주는 보편적인 불안"이라고 설명했다.


브래드 피트는 조각가로 나섰다. 브래드 피트는 안젤리나 졸리와 이혼한 이후 미술의 세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피트는 핀란드 템페레의 사라 힐덴 미술관에서 9월 18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자신의 자연과 우주의 조화, 삶의 순환을 주제로 한 조각들을 전시한다. 조각물은 총 9점이며 총격전을 묘사한 석고 조형물과 주택 형태의 조각 시리즈다. 브래드 피트는 전시 개막 행사 당시 "자기 반성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하정우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꾸준하게 개인 전시회를 진행해왔다. 2004년부터 영화 작업 중에 그림을 그려왔으며 현재는 아트테이너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다. 하지원, 박기웅 등도 미술 개인전을 열면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류준열이 사진으로 예술의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류준열은 2020년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개인전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류준열은 영화계 거장 쿠앤틴 타란티노 감독에게 영감을 받아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17점의 거리 사진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문경원, 전준호 작가의 '서울 웨더 스테이션'에 작가로 참여했다. 8월 3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진행된 '서울 웨더 스테이션'은 지구적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로 급변하고 있는 기후 환경을 예술적 상상력과 학제 간 협업을 통해 다각적으로 접근했다. 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류준열은 '무제'라는 제목으로 국내 최초의 근대식 시멘트 공장을 촬영했다. 류준열은 이번 전시에 대해 "기후에 관련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환경 캠페인도 했었다"라며 "시멘트 공장이 주는 이미지가 웅장하고 거대했다. 폐공장이 테마 파크로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고, 과거를 아카이빙 한다는 느낌으로 작업했다"라고 전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무제'를 제목으로 지은 이유는 관객들의 상상력과 해석을 재단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폐공장이 됐지만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쌓았던 쌍용양회 문경 공장을 통해 현재와 불가능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인간의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영화와 예술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영화인들의 활약은 해당 주제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또 작품 자체로도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작품을 만들고 관객들은 감상과 작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나눈다. 작게는 일상부터 크게는 사회를 조금 더 나을 세계로 변화할 수 있도록 오브제들을 통해 영감을 던진다. 이 순간만큼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서 배우,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상기시킨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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