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새론이 사망한 지 한 달 하고도 닷새가 지났지만, 고인은 아직 영면에 들지 못하고 있다. 33일이 지난 오늘, 사태가 진정 기미로 가기는 커녕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사생활이 들춰 내지고 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음을 방패 삼아 자극적 폭로가 난무하고 있다.
고(故) 김새론이 미국에서 일반인 남자친구와 결혼 후 임신을 했다는 주장이 불거진 가운데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은 김새론의 모친이 전혀 알지 못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20일 김새론의 유족은 지난 20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새론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들은 적도 없고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세연 측은 "(김새론) 어머님을 만나 뵀는데 지금 뼈밖에 없다. 긴급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더니 어머니가 '그럴 수 없다. 내가 죽어야 유튜브 A씨와 김수현이 괴롭히는 걸 멈추는 거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세연 측은 김새론 모친의 자필 편지 또한 공개했다. 고인의 안부를 묻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편지 곳곳에는 딸을 향한 그리움과 애정이 담겨있다. 다음은 자필 편지 전문이다.
사랑하는 내 딸 새론아. 따뜻한 곳에 있니? 아픈 건 괜찮아? 난 오늘도 견딜 수 없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해. 겨울이 끝나가고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고 하는데. 꽁꽁 언 마음은 어째 따뜻해질 생각을 하지 않아. 네가 입던 옷도, 네가 쓰던 짐도, 아무것도 버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들고 있어. 네가 입던 잠옷엔 남아있는 네 체취로 아직도 빨지 못하고 안고 자.
죽을 거라고, 죽을 거라고 그렇게 몸부림치더니 편안해졌니? 혹시 죽으면 친구들 많이 올 거라고 까불더니 정말 많이들 와줬었대... 항상 아기 같았는데 우리 딸 정말 잘 살았구나 싶었어. 정말 큰 위로가 됐고. 우리 딸 원래 모습 아는 분들이 이렇게 많아 힘도 낼 수 있었어. 찾아온 사람들 다 봤지? 돈이 뭐라고. 조금 더 옆에 있을걸... 일한다고 마지막 순간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어. 무서웠지?
지나고 나니 이것도 저것도 모두가 후회만 남아.. 내내 시달리기만 하고. 어쩌면 난, 차라리 기사들이 만든 김새론처럼 살아버리겠다고, 정말 그런 사람이 되어버리겠다고, 세상을 자꾸 놓으려고 한 네 모습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 살 거라고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나갈 거라고 그렇게 나랑 약속했잖아..
엄마, 오늘은 한강공원 가서 걸을까? 엄마, 오늘은 배드민턴 치러 갈까? 엄마, 이모랑 너구리도 오늘은 봉사활동 같이 갈까? 엄마 오늘은 엄마 말대로 밝은 그림을 그렸어. 엄마, 오이냉국 먹고 싶어. 엄마 멸치볶음 좀 만들어줘. 엄마 티비 켜줘. 엄마 불 켜줘. 엄마 세탁기 틀어줘. 엄마 조용하고 어두우면 무서워. 엄마 엄마 엄마.. 아직도 네가 쫑알쫑알 대는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서 벌떡벌떡 일어나.
그런 너한테 사진 올리지 마, 사람들 피해 다녀, 밤늦게 다니지 마, 술 먹지 마.. 생각해 보니 뭘 해서라도 일상을 버텨내려던 너한테 하지 마라, 조심해라, 나는 그런 말만 계속해 왔나 봐. 미안해 딸. 못 하게 하는 게 지키는 거라고 생각했었어. 믿는다면서 못하게 하고 감춰두려고 해서 미안해. 이젠 나보고 뭘 자꾸 해명하래. 나보고 뭘. 도대체 왜. 난 그저 너를 이렇게 보낼 수 없었던 건데. 그저 나한테 (우리 딸을) 거짓말쟁이로 만든 걸 사과 해달라는 것과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랐을 뿐인데. 돌아온 건 내 존재를 부정 당하는 말과 나보고 해명하라는 말뿐이야.
힘들었지? 얼마나 힘들었어. 3년 내내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겠어. 이렇게 예뻐만 해 줘도 아까운 시간에.. 걱정마. 세상 사람들 다 몰라도 엄마는 알잖아. 우리도 알고, 친구들도 알고 그리고 새론이를 알아 온 사람들은 다 알 거야. 그리고 나도 괜찮아. 네가 그랬잖아. '걱정 마 엄마 세상 사람들이 몰라도 내가 알잖아'. 많이 시끄러웠지? 미안해 론아. 이제 조용히 너를 보내줄 수 있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