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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마통 금리 시중銀 '최고'…저신용자에게도 '인색'


입력 2022.12.01 06:00 수정 2022.12.01 09:0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평균 7%대 유일…문턱도 높아

역복리 부담까지 꼼꼼히 살펴야

서울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 전경.ⓒ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이자율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7%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신용이 낮은 고객들에게도 대출을 많이 내주다 보면 전반적인 금리가 높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제일은행은 저신용자에 대해서도 다른 곳에 비해 인색한 편이었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마이너스통장의 성격을 감안하면 고금리에 따른 빚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수한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하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제일은행 등 국내 5개 시중은행이 지난 10월 취급한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6.61%였다. 신용한도대출은 약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 내에서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 신용대출의 일종으로, 흔히 마이너스 통장이라 불린다.


은행별로 보면 제일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이 7.16%로 최고였다. 나머지 시중은행들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국민은행 6.80% ▲신한은행 6.50% ▲우리은행 6.34% ▲하나은행 6.23% 등으로 모두 6%대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그렇다고 제일은행의 대출 문턱이 낮은 것도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는 중·저신용자 소비자를 더 많이 품은 탓에 평균 이자율이 높아진 것도 아니란 얘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간 제일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은 고객 중 코리아크레딧뷰로 산출 기준 신용점수가 650점 이하인 차주는 전무했다. 반면 국민·신한·우리은행은 해당 신용점수 구간 차주에게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실행했다. 제일은행과 같은 경우는 하나은행뿐이었다.


반대로 고신용자 고객 쏠림이 가장 심한 곳이 제일은행이었다. 제일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실행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53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밖에 은행들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는 ▲국민·우리은행 945점 ▲신한은행 941점 ▲하나은행 937점 순이었다.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금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상품 구조 때문이다. 다른 대출에 비해 시간이 갈수록 실질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마이너스통장은 원금을 기준으로 일정한 금리가 적용되는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대출 기간 동안 이자에 다시 이자를 매기는 이른바 역복리 상품이다. 즉, 한도 상한까지 대출을 끌어 쓴 와중 상환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제 이자는 명목상의 금리보다 상당히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마이너스통장에서 연 금리 7%로 2000만원을 썼다고 가정했을 때 첫 달 이자는 11만6667원이다. 그런데 그 다음 달에는 2000만원이 아닌 전달의 이자를 더한 2011만6667원에 대해 금리가 매겨진다. 이에 따른 두 달째 이자는 11만7347원이 된다. 이렇게 3년이 지나면 월 이자는 14만3007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1개월 차 대비 22.6%(2만6340원)나 늘어난 액수다.


신용에 미치는 악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측면도 마이너스통장 시 주의해야 한다. 마이너스통장은 만들어두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아도 한도가 모두 대출로 잡힌다. 이로 인해 고객으로서는 융통한 돈에 비해 신용점수가 더 깎일 수 있다. 이는 향후 주택담보대출 등 꼭 필요한 대출을 받아야 할 때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역복리 구조까지 고려하면 과도한 마이너스 통장 이용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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