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한파경보 발효…패딩·니트 등 판매 증가세
올 겨울 한파 짧고 고물가 지속에 성수기 효과 한정적 관측도
하루 만에 15도 이상 떨어지는 강추위에 패션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간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우터보다는 모자, 장갑 등 패션 잡화 아이템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이번 극강한파를 계기로 패딩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 겨울 한파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고물가·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반짝 특수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레이디스의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22 가을·겨울(FW) 겨울 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신장했다.
LF 닥스는 이번 겨울 주력으로 내세운 퀄팅 패딩 및 경량 패딩이 11월 한달 간 전년 대비 100% 더 팔렸다. 특히 퀄팅 아우터인 ‘하이랜더 컬렉션’의 경우 준비된 수량이 계속 완판되면서 3차까지 재생산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패션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W컨셉이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아우터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패딩이 38%, 핸드메이드 코트가 31% 각각 늘었다. 니트 카테고리도 46% 신장률을 나타냈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패션 카테고리에서 아우터, 상의, 패션잡화 등 보온성이 강조되는 키워드 검색량이 전월 동기 대비 급증했다. 아우터 품목에서는 겨울철 대표 소재인 '양털자켓' 검색량이 90% 뛰었다.
또한 올 여름을 강타한 Y2K 트렌드가 겨울까지 지속되면서 기장감이 짧은 '크롭패딩' 검색량도 80% 가량 늘었으며, '숏패딩' 검색량도 약 70% 증가했다.
겨울 느낌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갖춘 패션 소품도 인기다. 굵은 뜨개실로 만든 뜨개 가방이 높은 관심을 받으며 '자이언트얀' 검색량은 320% 가량 급증했고, 겨울 대표하는 패딩 소재의 '패딩가방'도 230% 많이 검색됐다.
이처럼 니트·패딩 등 겨울 의류 아이템 매출이 급증한 것은 극강의 한파가 몰아닥친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이번 한파는 금요일까지 절정에 달한 뒤 주말부터 점차 누그러들다가 다음주 다시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며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패션업계는 성수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겨울 상품 매출이 올라올 것으로 보고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코오롱FnC의 코오롱스포츠는 겨울 시그니처 상품인 ‘안타티카’를 스탠다드, 롱, 프리미어로 구성해 출시한다. 서울대학교 의류학과와 서멀 마네킹을 활용한 공동연구를 통해 보온성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W컨셉은 이달 6일까지 올해 인기 높은 겨울 아우터를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22 FW 원터 아우터 행사’를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성수기 효과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겨울 한파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3개월 전망을 통해 12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고, 내년 1월과 2월은 평년 수준의 추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내년 1월 북서쪽에서 북극 한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겠지만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2월엔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한파가 오면서 패딩·코트 등 헤비 아우터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날씨에 따라 변수가 많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