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성장 흐름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4일 해외경제포커스 '내년도 세계경제의 특징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를 통해 "분절화 등 구조적 리스크 요인들이 향후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요국의 긴축 속도 조절 움직임과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 조짐 등은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상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과거와 달리 각국의 적극적인 공조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방리스크 요인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 흐름의 주요 특징으로 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에서 발생한 충격이 지속되면서 주요국 경기가 동반 위축되고 회복 흐름도 둔화될 것으로 봤다.
또 앞으로 투자 위축, 원자재 가격 조정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신흥국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세계 교역 역시 주요국을 중심으로 크게 둔화되고 상품 교역에서 여행 등 서비스 교역으로 재조정(리밸런싱)이 지속된다고 예상했다. 달러화 강세, 투자 증가세 둔화는 세계 교역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세계경제 주요 리스크로 ▲분절화 ▲중국 성장 지연 ▲신흥국 경상수지 적자 등을 꼽았다.
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 분절화 조짐이 최근 본격화되면서 성장과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경제가 제로코로나 기조 지속, 부동산 시장 부진 장기화 등으로 모멘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신흥국은 급격한 금리인상 및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경기 위험이 증가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국 등 일부 취약국은 금융위기 발생 위험도 잠재해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