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0월 합의 내용 유지
"수급 균형·가격 안정 위해"
서방 '러산 원유 상한제' 발표 이틀만
러, 서방 원유 상한제 "용납할 수 없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4일(현지시간)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회의에서 합의한 감산 정책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OPEC+는 성명을 통해 "원유 시장을 계속 주시해가며 수급 균형과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OPEC+는 11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감산이다. OPEC+는 세계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10월 이후 유가가 하락하는 등 원유 수요가 줄어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던 미국과 서방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의 편을 들고 있다며 OPEC+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이날 OPEC+의 발표는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한지 이틀 만에 나왔다. 5일부터 적용되는 이 제재는 해상으로 수송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 당 60달러를 넘을 경우 보험, 운송 등 해상 서비스가 금지된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은 서방의 원유 상한제를 "용납할 수 없다"며 대응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러시아는 가격 상한선 아래에서 석유를 공급하기보다는 생산량을 줄일 것이며, 서방의 이런 조치가 다른 산유국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OPEC+ 회의에서 몇몇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 도입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서방이 반시장적 조치를 산유국에 반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번 상한제가 OPEC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OPEC 장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규탄을 거부한 중국과 인도와 같은 국가에 대부분의 석유를 판매해 왔기 때문에 오히려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상한제는 혼란스럽고 비효율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