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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울산항④] 김재균 사장 “친환경 울산항, 지역 산업 변혁 이끌게 될 것”


입력 2022.12.10 07:00 수정 2022.12.10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지난해 8월 제6대 사장 취임

40년 산업공학 교수 경력 바탕

동북아 에너지 물류허브 구축 박차

“배후 항만 아닌 선도 항만으로 변신”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울산항만공사

“그동안 정말 정신없이 일한 것 같다. 최근 기후변화, 탄소중립 등으로 에너지 체계가 석유 중심에서 수소, LNG,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로 급격하게 바뀌는 시기다. 항만이란 것이 10년 20년을 내다봐야 하는 사업인데, 울산항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이 시기에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지난해 8월 제6대 울산항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재균 사장은 1년 4개월 동안 정신없이 일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럴 법도 한 것이 김 사장 취임 이후 울산항만공사는 장기 과제로 추진하던 대형 사업들이 본격 속도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최근 ‘동북아 에너지 허브’ 구축을 목표로 항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 수도’로 불리는 울산광역시 경제를 뒷받침하는 배후 항만에서 이제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 개혁을 선도하는 역할을 맡으려는 것이다.


울산항은 다른 항만과의 비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액체물류항만 성격을 더욱 공고히 해서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중심 항만으로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구체적으로 LNG 저장 탱크 터미널 사업 등이 이미 착공했고, 지난 10월에는 ‘2030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27년까지 ▲LNG 클러스터 구축 ▲수소복합단지 개발 ▲배후단지 3단계 구체화 ▲공공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등 4대 경영 목표를 대외에 알리기도 했다.


김 사장으로서 10년 전부터 진행해 온 거대 사업이 본인 취임 후 가시화하면서 기대만큼 부담이 크다.


그는 “항만이란 것이 10년, 20년을 내다봐야 하는 사업인데, 울산항이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이 시기에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앞으로도 계속 울산항이 울산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울산항만공사에 몸담기 전까지 40년 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그는 스스로 “학교를 떠나 처음으로 사회에 나선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사장 자리에 대한 부담과 기대가 교차했다.


다행히 취임 전 울산항만공사 최고 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특히 40년간 산업공학 교수로 쌓은 경륜이 업무 파악을 쉽게 했고, 내부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한계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울산항, 에너지 안보 중심 항만 될 수 있어”


김 사장은 울산항의 물동량 가운데 액체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 액체화물 35%가 울산항을 통해 처리될 만큼 울산항은 대한민국 에너지 중심에 서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확실한 에너지 수급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누구나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 바로 울산항의 ‘동북아 에너지 허브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에너지를 거듭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수입 자원의 99% 가까이가 항만을 통해 오가기 때문이다. 울산항의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울산항만공사는 특히 그린수소(암모니아) 물류 허브 사업은 정부 저탄소·수소경제 구현에 필수인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한다. 동시에 울산항을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사업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항 본항 모습. ⓒ울산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는 친환경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과 함께 풍력발전에 관한 고민도 시작했다. 최근 울산항 앞바다에 9GW급으로 추진하던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김 사장은 “9GW급이면 울산 모든 공장과 가정에 공급하고도 남고, 국내 발전량 6% 이상 되는 큰 용량으로 이 사업이 언젠가는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지형, 날씨 등 문제로 도선이 불가능할 때 UAM(Urban Air Mobility)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참고로 도선은 항만에 입·출항하는 선박을 수로로 안전하게 이동시키거나 접·이안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활동을 말한다.


김 사장은 “대형선박은 도선사가 탑승해 도선을 해야 하는데 UAM을 도입해 빠른 도선을 노려볼 수 있다”며 “UAM이 이번 정부 국정과제인 만큼 테스트 베드로 울산항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울산항만공사 최고 장점은 인적 자원, 미래 예측 역량 가져”


울산항만공사가 꿈꾸는 동북아 에너지 물류허브 완성을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예산과 조직, 시설, 법령 등이 뒷받침해야 한다. 이 가운데 김 사장이 손꼽는 울산항만공사 장점은 ‘인력’이다.


김 사장은 “우리 공사가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직원이다. 우리 공사는 공기업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인 12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지만 모든 직원이 미래를 예측하고 트랜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전문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사장으로서 이슈 제기를 하고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며 자발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독려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울산항만공사는 올해 공사가 공기업 경영평가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2년 연속 무재해도 달성했다.


항만 혁신과 발전만큼 김 사장이 공을 들이는 게 바로 항만 안전이다. 이를 위해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8월 ‘항만안전특별법’ 시행보다 한 달 앞서 관계 기관과 업계, 단체 등 33개 사가 참여하는 항만안전협의체를 구성했다.


현재는 기존 산업재해 건수에만 국한하던 항만별 안전수준을 종합적이고 정량화한 평가지수로 개발하는 내용의 ‘울산항 하역안전지수’를 국내 항만 최초로 설계 중이다.


항만 간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해졌다고 평가한 김 사장은 “울산항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방법은 단 하나, 전 세계 친환경 에너지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일과 LNG, 수소, 풍력 등 모든 에너지가 모이는 항만, 대한민국 에너지 중심 울산항을 꿈꾸며 전력투구할 시기”라며 “울산항만공사 임직원은 물론 울산항 관계 기관과 모든 국민이 지지하고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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