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격차 40.6p까지 벌어져
4분기에는 전 세계 총매출 감소 예상
업계, 기술 경쟁 및 지정학적 계산 심화 예상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1위를 점하고 있는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반도체 산업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파운드리 시장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의 TSMC 추격전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55억8400만달러(한화 약 7조3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은 15.5%를 기록했다. 1분기 16.3%에서 2분기 16.4%로 올랐다가 3분기에 내려앉은 것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1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1분기 15.9%를 기록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반면 TSMC의 3분기 매출은 201억6300만달러(한화 약 26조4400억원), 시장 점유율은 56.1%를 기록,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1분기 53.6%에서 2분기 53.4%로 주춤했다가 3분기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는 올해 1분기 37.3%p, 2분기 37.0%p에 이어 3분기 40.6%p까지 벌어졌다.
트렌드포스 측은 "TSMC는 올해 아이폰 신제품 관련 주문 덕분에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파운드리 업체 대부분이 고객 주문량 감소 영향을 받았으나 TSMC만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하락을 두고서는 "삼성전자는 원화 약세 영향을 받아 점유율 및 매출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기준으로도 전 분기 보다 0.1%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글로벌 파운드리 상위 5개 업체들 중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합산 매출은 전 분기보다 6% 늘어난 352억1000만달러(한화 약 46조원)로 집계됐다. 최근 인플레이션 등 경기 둔화로 반도체 시장 전반 수요가 내려앉았지만 파운드리는 아이폰 출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는 다가올 4분기에는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의 총 매출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지난 2년간의 파운드리 호황이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요 감소다.
이처럼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파운드리 업계 경쟁은 전보다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미세공정을 다루는 기술 경쟁이 격화되면서 업계는 고객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장비 반입식을 열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지만, TSMC의 대형 고객사 확보 전략으로 인해 추가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경영진과 임원들이 모여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선 파운드리를 포함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반도체 초격차 전략 등을 논하고 내년 사업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