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도 몰랐던 불...잠옷 차림으로 달려 나가 주민 구한 소방관 부부

이상윤(36) 소방교와 정소리(32) 소방교ⓒ연합뉴스

비번이던 소방관 부부가 아파트 이웃집에 난 화재를 진압했다. 이들의 빠른 대처가 불이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막아냈다.

1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소방서 소속 이상윤(36) 소방관과 정소리(32) 소방관은 비번이던 지난 6일 이웃집에 난 불을 진압했다.

당시 이 소방관은 경기 하남시의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던 중 아파트 16층 베란다 대피공간에 불꽃과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를 발견했다.

이 소방관은 즉시 관리사무소로 달려가 대피 방송을 요청하고, 화재 현장으로 올라갔다. 이 소방관은 16층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는데, 집주인은 불이 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여기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를 발견한 이상윤 소방교ⓒ채널A 캡처

이 소방관은 집주인에게 안방 베란다와 방화문 건너편을 살펴봐달라고 당부한 뒤 17층과 18층으로 올라갔다. 불길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을 갖고 있어 위층에 신속히 알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집에 있던 아내에게 연락해 불이 난 위치를 재확인해달라고 부탁했고, 정 소방관은 잠옷 차림으로 뛰쳐나왔다. 이후 두 사람은 휴대전화를 무전기처럼 사용하며 입주민들 대피를 도왔다.

이 소방관이 다시 화재 현장에 돌아왔을 때 불은 더 번진 상태였다. 이 소방관은 소방서와 재차 통화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렸고, 현장에 도착한 하남소방서와 함께 불을 껐다.

정 소방관은 주민 대피를 도운 뒤에야 3살 아이를 데리고 대피했다.

투철한 직업정신을 발휘한 이들 소방관 부부 덕분에 당시 불이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 소방관은 "불티고 날리고 검은 연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119에 신고했다"며 "소방관이기 때문에 그냥 몸이 먼저 움직이는 거다. 다른 소방관이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