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주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MBC 자막 사태' 언론계 전체 입장인양 호도 말라"
김현우 준비위원장 "총연합회 통해 이 땅의 모든 언론 종사자들이 함께하는 토대 만들어 나갈 것"
김장겸 전 MBC사장 "언론노조 장악 공영방송서 유튜브 하청 받아 틀고 있어…가짜뉴스 진원지"
박영환 KBS기자 "32년차 기자, 지난주 했던 일이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객관·공정·균형 실천할 것"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 현장의 현업 언론인들이 대거 참여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총연합회)'가 창립 준비위 발족식을 갖고 공식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지난 12일 오전 총연합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 홍수 속에서 허위·조작·왜곡 정보가 여론을 호도하고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 사실과 진실에 부합하는 언론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업 언론인들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연합회는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언론사에서 자행된 각종 인사 보복과 불공정 보도로 언론환경은 거짓과 위선으로 뒤덮혔고, 이런 경영진에 맞서 피해 언론인들의 구제와 인권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와 현업 단체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이나 'MBC 자막 사태' 등을 마치 언론계 전체의 일관된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는 데 경종을 울릴 것이다. 이를 위해 합리적 논거와 팩트 기반 위에서 행동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총연합회는 또 "특정 이익 집단에 의해 편파와 불공정을 강요받고, 이에 동조하지 않으면 각종 불이익과 모멸감을 감당해야 했던 수많은 언론인을 보호하겠다"며 "이들의 자유로운 직장 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발족식의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이념적으로 기울어진 작금의 한국 언론 현실을 비판했다. 김현우 총연합회 준비위원장(YTN방송노동조합 위원장)은 "건강한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현업 언론인들과, 이들이 만든 뉴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이 정상적인 판단 및 정보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전혀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총연합회를 통해 방송·신문·통신·온라인·독립제작사 등 미디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땅의 모든 언론 종사자들이 함께하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장겸 전 MBC 사장은 "우리나라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공영언론이라는 점이 통탄스럽다"며 "유튜브를 하청 받아 공영방송에서 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상 언론노조가 장악한 공영언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고대영 전 KBS 사장은 "객관성은 이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세상 일은 양면을 보고 균형있게 전달하는 단순한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언론은 그러한 기본 가치와 윤리마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고 전 사장은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되면 과연 젊은 사람들이, 세대가 대한민국 언론을 언론으로 취급하겠느냐"며 "공공재인 언론이, 특히 공영방송이 객관성과 공영성이라는 것을 무시하고 자신들 주관적 생각만을 담고 방송한다면 그 방송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족식 사회를 맡은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직업이지만, (발족식 참석이) 쉬운 게 아니었는데, 선배·동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게 아니어서 각 당 모두 초대를 했다"며 "동료들에게도 여기 나온다고 이야기하니 '나도 참여하고 싶은데 아직 용기가 안 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제가 조그마한 힘이지만 그런 분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박영환 KBS 기자는 "고대영 사장 있을 때 '취재주간' 하다가 광주방송총국장을 했다"며 "언론노조 파업 이후 6개월간 광주방송총국장으로서 출근을 저지당했고, 이후 진실과 미래 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정직 5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박 기자는 "그 이후 보도본부에 복귀하지 못하고 KBS 시청자센터에서 일하고 있다"며 "저는 기자로 입사해서 32년 째인데 회사가 준 명함에는 KBS 시청자센터 직원으로 표기가 돼 있다. 지난 주에 했던 일 중의 하나가 공기청정기 필터 교체하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는 기울어진 언론계 운동장을 바로 세우자는 것"이라며 "특정 정파에 치우치고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실 보도에 기반해서, 또 방송법에 나온 3대 가치인 '객관', '공정', '균형'을 우리가 실천해보겠다는 취지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KBS 개그콘서트 출신 개그맨 겸 유튜버 김영민 '내시십분' 진행자는 "개그계의 송중기로서,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지난 3년간 유튜브 팬덤들이 '강하게 하라', '욕하라', '세게 하라'고 주문해도 욕이나 비속어 없이 3년간 버텨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극우적 시각·강성 담론 이런 것들에 어마어마한 후원이 쏟아질 때, 손가락 빨면서 3년 잘 버텼다"며 "유튜브 2세대는 강성 채널이 거대화되면서 힘은 세졌지만 연대하기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묵묵히 정도를 지키면서 이제 겨우 30만 (구독자) 만들었다. 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는 인플루언서 세대의 시작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다수 참석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인 권성동·박성중·윤두현 의원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권성동 의원은 "특정 노조 출신이 요직을 독식하고, 정치와 언론이 협잡을 하는 상황"이라며 "왜 사실을 추구해야 할 언론이 조작에 나서 선동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 정점에 최근 민주당이 날치기 한 방송법 개정안이 있다"면서 "민주당과 민노총, 시민단체가 협잡해 방송을 영구히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게 방송법 개정안인데, 이 시점에 방송의 공정성을 회복하려는 언론인들이 모여서 언론인총연합회를 발족한 일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방송 공정성 회복을 위해 여러분을 적극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MBC의 '대통령 해외 순방 욕설' 보도를 질타했다. 그는 "대한민국 언론인데 왜 대통령이 하지 않은 그런 거짓말을 (보도)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이간질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대한민국 방송이라면, 대통령의 말 한마디 실언이 있었다면, 그걸 듣는 순간 함께 걱정해야 할 것이고 '다른 데에서 알면 큰일'이라고 나라 걱정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연합회는 방송의 생명과도 같은 객관성, 공정성을 바로 잡겠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당과도 맞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적극 공감하고 힘을 보태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인 출신 윤두현 의원도 "지금 MBC를 비롯해 일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무슨 말만 하면 언론탄압이라고 한다"며 "언론탄압은 문재인 정권 때 있었다. 있던 사람 강제로 밀어내고. 그게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