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3000억↓…고금리에 시중은행 빚 선 대응
대출 잔액 늘어…농협·기업·지방銀 수요 여전
금리 상승기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들이 시중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갚고 있지만 전체 대출 잔액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줄어든 반면 전체 은행의 대출 잔액은 늘어났는데 시중은행 금리가 부담스럽거나 대출을 거절당한 자영업자들이 국책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7504억원으로 전월 대비 3249억원 감소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10월에도 전월 대비 1922억원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87조1095억원으로 같은 기간 711억 줄었다.
신한은행이 64조5834억원으로 420억원, 하나은행이 58조1158억원으로 3323억원 각각 줄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52조9984억원으로 363억원 줄었다. 농협은행만 51조9433억원으로 유일하게 5대 은행 중 1569억원 늘었다.
반면 전체 은행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8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443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었다.
10월 역시 1000억원, 9월도 1조8000억원 늘면서 전체 은행권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늘어나는 가운데 시중은행 잔액만 줄어든 것은 자금시장 경색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들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일부 빚을 갚고 있는데다가 신규 대출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8~10월 국내은행 18곳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61%로 지난 7~9월 평균 금리(5.43%)보다 0.18%포인트 높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빚을 상환하는 고객은 꾸준히 있는데 신규 대출 집행은 저조해진 게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당장 자금이 필요하지 않아도 개입사업자 고객들이 다른 투자를 하는 용도로 여유 자금을 대출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리가 급등하면서 신규대출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중 은행에서 신규 대출이 거절당한 차주 중에 자금이 긴급한 이들은 정책자금 등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을 비교적 많이 취급하는 농협은행이나 기업은행, 지방은행 등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4대 은행과 달리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들 대출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