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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서민경제에 '보험 깨기' 급증…생보사 '울상'


입력 2022.12.30 06:00 수정 2022.12.30 06:00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해약환금금 1년 새 4조5천억↑

3高 위험에 서민 경제 '먹구름'

보험사 먹구름 이미지.ⓒ연합뉴스

생명보험사들이 계약 해지에 따라 고객들에게 돌려준 돈이 1년 새 4조5000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일컫는 3고(高) 악재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카 보험을 깨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가뜩이나 불황을 겪고 있는 생명보험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3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거 3분기까지 생보사들의 해약 환급 금액은 24조3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4조5977억원) 늘었다.


보험 상품 해지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현상은 3고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펜데믹 기간 중 주요 국가들이 생계 안정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한 것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각종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며 물가가 치솟았다.


또 최근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실시한 기준금리 인상에 뒤따르기 위해 우리나라도 금리를 높였다. 실제로 올해 1월 1.25%였던 기준금리가 11월 3.25%까지 치솟았다. 때문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서민들은 이자 걱정이 더욱 늘었다.


게다가 지난 9월 환율은 최고점인 1442원을 찍었다. 미국 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랐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 환율이 올라 수출 경쟁력이 오를 거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최근 소비 심리가 굳게 닫히며 무역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한파에 보험 해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 상품인 보험을 중도 해약할 땐 납입한 원금 대비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지자 당장의 가계 현금 유동성을 위해 결정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저성장의 늪에 빠진 생보사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보험료를 납입하는 고객들을 잃으며 매출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생보 업계의 수입보험료는 0.3%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성장이 멈출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올해 상반기 생보 업계 상품들 중 보장성보험을 제외하고는 저축·연금·변액보험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떠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저축성 보험의 금리 인상 경쟁이 붙기도 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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