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상 변경 안돼" 경고…英 정부 등 "성지규칙 바꿔서 안돼"
UAE·中, 안보리 회의 요청…UN "긴장 악화행동 자제"
요르단, 이스라엘 대사 초치… 사우디 등 "침범 규정·규탄"
가자지구서 로켓 발사…네타냐후, UAE 방문 일정 취소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이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한데 대해 아랍국가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국제사회는 중동국가 사이의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반발의 표시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3일 밤(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발사된 로켓 포탄은 분리 장벽을 넘지 못하고 가자지구 내에 떨어졌으며, 공습경보도 울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스라엘 경찰조직과 국경 경찰을 관할하는 벤-그비르 장관은 이날 오전 이슬람교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동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성전산(예루살렘 성지의 이스라엘 측 호칭)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유대교도의 성지 내 기도와 예배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팔레스타인과 알아크사 사원 관리 권한을 가진 요르단 정부는 벤-그비르 장관의 성지 방문을 도발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요르단은 자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슬람 수니파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외무부 성명을 통해 "알아크사 사원 경내에 침입한 이스라엘 관리의 행동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UAE와 카타르도 벤-그비르 장관의 성지 방문을 '알아크사 사원 경내 침범'으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인 튀르키예도 "성지의 존엄을 훼손하는 도발 행위 방지를 위해 이스라엘이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중재역할을 해온 이집트도 "벤-그비르 장관의 행동이 안보와 지역 안정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서방 그리고 국제기구는 벤-그비르 장관이 성지 방문 강행에 우려를 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현상 변경을 초래할 수 있는 일방적인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주재 프랑스 대사관과 영국 정부도 동예루살렘 성지 규칙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UAE는 중국과 최근 상황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유엔 안보리에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도 안보리 대응을 요구할 계획이라는 성명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다음 주로 예정된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네타냐후 총리는 아부다비를 방문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총리실은 방문 일정 취소 이유로 "향후 성공적인 방문을 위한 양국 정부의 협조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