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동부경찰서 "항의전화 쏟아져 일부 직원 대처 부적절" 공식 사과
강제로 일으켜 세워 내쫓고 지구대 문도 걸어 잠가
해당 경찰서, 정보공개청구 포기 회유 의혹도
서울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 2명도 입건…혹한에 취객 방치해 사망
경찰이 한파를 피해 지구대를 찾은 70대 노인을 내쫓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동부경찰서 소속 지구대가 시민의 항의 전화에 "계속 화내세요"라고 응대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3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 시민이 해당 지구대에 전화해 "조금 전에 뉴스를 봤는데, 70대 할머니 내쫓은 곳 맞습니까?"며 "뉴스보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다"고 물었다.
이에 경찰은 "아! 그럼 계속 화내세요"라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지구대 측은 "항의 전화가 쏟아져 일부 직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대화는 MBN이 공개한 녹취록에 담겼다.
앞서 지난달 14일 70대 할머니인 A 씨는 0시5분쯤경 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놓쳤다. A 씨는 이후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부산동부경찰서를 찾았으나 40여분 만에 쫓겨났다. 당시 경찰들은 A 씨를 강제로 일으켜 세워 내쫓았고 다른 경찰관은 문까지 걸어 잠갔다.
당시 상황을 두고 지구대 측과 A 씨의 입장은 엇갈린다. 지구대 측은 A 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업무에 방해가 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내보냈다는 입장이다.
반면 A 씨는 "노숙인도 아니니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지구대 직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경찰서는 A 씨의 정보공개청구를 포기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 씨가 지구대 CCTV 영상을 요구하자, 경찰관이 '모자이크 비용만 몇백만 원이 든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포기하도록 회유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모자이크 전문 업체에선 약 30만 원 정도의 견적이 나왔다.
해당 경찰서는 "CCTV 분량과 모자이크 양에 따라 돈이 많이 들 수도 있다는 걸 상세히 안내했을 뿐"이라며 회유 의혹을 일축했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되자 부산동부경찰서는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부산동부경찰서는 "민원인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국민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며 "사회적 약자를 더욱 배려하고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세심히 살피는 등 국민으로부터 공감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 강북경찰서도 지난 26일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7시 15분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주택 대문 앞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남성은 주택 위층에 혼자 살던 60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사고 당일 새벽 술에 취한 상태로 지구대에 인계된 뒤 순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경찰관들은 이 남성의 정확한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자 오전 1시28분께 야외 계단에 앉혀 놓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 한 뒤 업무에서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