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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선거구제가 정치내전 근원"…35년 만의 개편 이뤄질까


입력 2023.01.31 11:33 수정 2023.01.31 11:3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초당적 의원모임에 현역 131명 참여

"정치 난맥상 소선거구제에서 기인"

다양한 대안 놓고 합의점 찾기 과제

친윤·친명 등 주류 빠져…부정적 관측도

김진표 국회의장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 모임'이 30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16일 1차 운영 모임 당시 70여 명에서 시작한 모임은 보름 만에 다시 50명이 늘어 재적 의원의 40%가 넘는 131명이 참여하는 거대 모임이 됐다.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이 크다는 방증으로, 국회에서의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국회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 안기고 있다. 이런 난맥은 국민들의 투표 절반 가까이 사표로 만들어버리는 소선거구제도에서 대부분 비롯된다"며 "이제 국민의 정치적 의사와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도 출범식에 참석해 선거제 개편에 힘을 실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승자독식 제도를 다당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제도로 혁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올해는 반드시 승자독식, 극한 대립의 정치문화를 끝내자"고 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대표성과 비례성이 보장되고 지역주의가 해소되는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은 책무"라고 공감대를 표했다.


모임에는 국민의힘 41명, 더불어민주당 77명, 정의당 6명,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 각 1명, 무소속 5명 등 현재까지 의원 131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 민주당 정성호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민주당 김영배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이들은 매우 월요일 회의를 열고 정치개혁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원외 정치인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선거제 개편 공론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선거제 개편을 포함해 전반적인 정치개혁을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도 연동해 운영할 예정이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현행 소선거구 다수대표제가 정치 난맥상의 근본 원인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각 정당의 공천은 권력자의 줄 세우기로 악용되고, 승자독식은 여야 간 협치의 실종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요지다. 현역 의원들은 물론이고, 여야 원로나 시민 단체들도 선거제 개편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대안을 두고 각 정당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다양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당초 선거제 개편에 부정적이었던 국민의힘은 대도시에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지방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하나의 선거구에서 5명을 뽑는 대선거구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비례대표 선출 방안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국민의힘은 병립형 정당명부제 부활을, 민주당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역시도 각 당내에서 합의된 안은 아니며, 원외나 시민단체에서 제시되는 의견도 아직까지는 중구난방이다. 정개특위 소속 한 의원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당내 합의도 어렵고, 통일된 의견이 없다 보니 현재는 조율도 쉽지 않다"고 했다.


친윤과 친명 등 여야 각 정당의 주류 계파가 초당적 의원 모임에 빠져 있다는 점도, 선거제 개편 동력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실제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이철구·윤한홍 의원 등 친윤 핵심 의원들은 모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정성호·김병욱 의원 등 친명 핵심 일부가 참여했지만, 홍영표·전해철·박광온·도종환 의원 등 친문계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초당적 의원 모임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배 간사는 "지금은 논의 시작 단계이니 많은 분이 참여하고, 의견을 소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며 "국회 공식적 절차와 각 정당의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베이스캠프가 되자고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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