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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겨우 면한 삼성 반도체, '기술적 감산' 택했다


입력 2023.01.31 12:42 수정 2023.01.31 12:42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4분기 반도체 영업익 97% 급감...적자 겨우 면해

그럼에도 '인위적 감산 없다'는 기존 입장 재차 강조

설비 재정비 과정에서의 '기술적 감산' 가능성은 언급

"시황 약세, 미래 준비할 좋은 기회...투자는 지속"

삼성전자 서초 사옥.ⓒ데일리안DB


반도체 시황 약세로 인한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도 줄곧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던 삼성전자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대신 '기술적 감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쟁사들의 감산에 맞서 설비 투자 유지로 업계 선두 지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와 동시에 자연적 감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31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를 진행하고 미래 선단 로드로의 효율 운영 전환 중"이라며 "단기구간 의미있는 규모의 비트 영향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업황 불황 파고가 예상보다 커지며 업체 간 생존 전략도 치열해지는 양상 속에서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無'라는 기조를 재확인한 대목이다. 다만 생산라인 정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생산량 조절, 즉 '자연적 감산' 혹은 '기술적 감산'에 대한 부문은 기존과 같이 그 가능성을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거나 생산라인을 축소하는 형식 등의 인위적 감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럼에도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기존 입장을 번복할 수 있다는 업계 추측이 제기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지속적 하락에 삼성 반도체가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전년도 4분기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익은 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8400억원)보다 96.9% 가량 급감했다. 해당 기간 매출은 20조700억원이다. 이는 지난 2009년 1분기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절벽으로 촉발된 '반도체 한파'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며 "시스템LSI는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및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감산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을 하나둘 내놨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 우호적이지 않으나 미래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 당사는 중장기 수요 대응 위한 인프라 클린룸 투자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의 50% 이상 감축하고 마이크론 역시 올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20% 축소하고 설비 투자 역시 30% 이상 줄인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삼성의 '인위적 감산은 없다' 입장 고수는 규모 및 자금력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삼성전자만의 자신감이란 분석도 나온다.


올해 설비투자는 시장 대응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활동이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또한 삼성 측은 "지정학적 이슈 등 불확실성 상존해 지속적으로 단기 및 중장기 시장 수요 변화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10~15%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결국 삼성전자 반도체가 14년 만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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