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최대 성과급, 최대 임금인상, 최강 복지 쟁취할 것"
현대차 노조 순이익 30%, 기아 노조 영업익 30% 매년 요구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미래 신사업 개척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하지만 양사 노조가 호실적에 걸맞은 수익 분배를 요구하고 나서 향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와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는 지난해 회사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성과이자 노력의 결실”이라며 올해 교섭에서 그에 걸맞은 성과 분배를 이끌어내겠다고 조합원들에게 다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1.2%, 47.0% 증가한 규모로 모두 역대 최대다.
기아 역시 지난해 23.9% 증가한 86조5590억원의 매출액과 42.8% 증가한 7조233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실적이 좋았던 만큼 노조 측은 교섭 테이블에서 거액의 성과급 지급과 큰 폭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의 물가인상 상황 등을 반영해 복리후생 부분에 있어서도 금액 상향을 압박할 여지가 크다.
기아 노조는 자체 소식지를 통해 “올해 교섭에서 역대 최대 영업이익에 맞게 최대 성과급 지급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며, 최대 임금인상과 최강 복지 쟁취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최초 요구안으로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카드를 내미는 루틴을 보여 왔다.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을 관례적으로 요구해 왔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은 7조9836억원에 달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2조395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7조23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기아도 2조1699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받을 공산이 크다. 도합 4조5649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이를 각 사의 직원 수에 따라 인당 지급액으로 계산하면 현대차(약 7만명)는 약 3400만원, 기아(약 3만5000명)는 62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현대차가 순이익의 30%, 기아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주주 배당금 총액도 크게 상회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주당 6000원으로 책정했고, 중간 배당 1000원까지 포함해 총 7000원을 지급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은 1조5725억원 수준이다. 기아의 기말 배당금은 3500원으로, 총액은 1조4032억원이다.
노조 측은 역대 최대 주주 배당금을 지급키로 한 만큼 조합원들에게도 역대 최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노조는 복리후생 측면에서도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기세다. 기아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단됐던 각종 해외여행 지원 제도를 부활시키고 체육대회, 하계휴가 등 각종 행사 지원금도 물가인상률을 반영해 확대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낸 만큼 사측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겠느냐”면서 “그럼에도 최대실적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노조의 눈높이가 높아져 노사간 입장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