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지분 인수 가처분 인용 결과 촉각
이수만 경영권 분쟁에 지분 확대 가능성
소액주주 지분 65%…“주총 영향력 클 것”
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가 에스엠 2대주주에 오르자 법정분쟁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아직까지는 누가 승기를 잡을지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와 범 경영진(현 경영진+얼라인파트너스+카카오) 측 지분율이 모두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향후 향배는 소액주주 선택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 9.05%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율이 18.46%에서 16.78%로 희석됐다.
내달 주총을 앞두고 범 경영진 측의 영향력 확대가 표면화 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 획득은 에스엠 경영진이 이 전 총괄에게서 확실히 등을 돌리는 한편 우호 세력을 늘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에스엠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카카오의 2대주주 등극을 적극 도왔기 때문이다. 최근 에스엠 경영진은 긴급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범 경영진’ 세력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새경영 방침인 ‘SM 3.0’을 실현하기 위해 경영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과 경영권 다툼이 불가피한 구조다.
SM 3.0이 도입되면 이 전 총괄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M 3.0의 골자가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도입해 이 전 총괄이 주도하던 1인 제작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범 경영진 측 공세에 이 전 총괄도 반격에 나섰다. 이 전 총괄 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이번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결의가 상법상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에스엠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
에스엠 이사회가 결의한 신주대금의 납입일 및 전환사채의 발행일은 오는 3월6일이다. 이에 재판부가 그 이전에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 인용 결과가 다음 달 주총을 앞두고 발표되는 만큼 양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총에선 ‘SM 3.0’을 낸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를 비롯해 박영준 사내이사와 지창훈 사외이사 재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들 모두 내달 26일 임기가 마무리된다.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주주가치 제고의 측면에서 범 경영진 측 승리가 주주에게 이득이라는 의견이 나오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 전 총괄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에스엠의 최대주주는 이 전 총괄로 지분율은 18.46%다. 반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율은 1.1%, 에스엠 등기임원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0.66%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공단(9.0%)과 KB자산운용(5.1%) 등이 얼라인파트너스를 지지한다고 하나 이들을 모두 합쳐도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에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 지분을 뺀다고 할 때 범 경영진 측이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한다고 볼 수 없는 그림이다.
결국 65%에 해당하는 소액주주 지분이 중요해졌다. 주식을 들고 범 경영진 측 경영 방침에 동참하거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으로 주식을 정리할 수도 있다.
이 전 총괄 측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시장에선 당초 지분 정리 의사를 밝혔던 이 전 총괄이 방향을 선회해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개 매수 등을 진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이 전 총괄은 적극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18.45%의 지분만으로는 현 경영진과 얼라이언파트너스 우호지분에 미달하기에 이 전 총괄이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