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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메타버스 활성화 vs 양극화 '그림자'


입력 2023.02.11 07:00 수정 2023.02.11 07: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미래고객 MZ세대 유입

규제완화부터 선행돼야

ⓒ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가 최근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 업권적으로 가상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는 와중 저축은행 역시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적극적으로 잡겠다는 포부로 풀이된다.


다만 총 79개에 달하는 저축은행 중 메타버스와 같은 신사업에 뛰어드는 저축은행은 극소수에 불과해 업계 간 양극화가 더 짙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일 메타버스 플랫폼 젭을 통해 ‘메타브랜치 1호점’을 정식 오픈했다. 메타브랜치 1호점은 웰컴저축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메타버스 공간에 옮겨놓은 것으로, 고객들이 메타브랜치를 방문해 실제로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지난달 16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애큐온월드’를 열었다. 애큐온월드는 애큐온저축은행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MBTI 검사 서비스 배경인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관을 기반으로 기획됐다. 애큐온월드 이용 고객들은 애큐온저축은행 MBTI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격 유형에 맞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을 아바타로 선택해 자신의 정체성을 뽐낼 수 있다.


이밖에 해당 서비스 이용 고객들은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통해 랜드머니를 획득해 예금을 예치하고 대출을 받는 등 실제 금융 거래 시스템을 가상 체험할 수 있다.


저축은행 중 메타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NH저축은행은 2021년 12월 24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픽뱅크 월드’를 구축한 바 있다. 픽 뱅크 월드는 테마파크 콘셉트로 제작됐으며 지난해 4월에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빅팽크 월드에서 봄맞이 워크샵을 개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개념으로, 가상, 가공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저축은행업계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이 메타버스 시장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저축은행의 친숙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등 경쟁력 키우는 등 미래고객인 MZ세대를 미리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약 315조원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보다 6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웰컴저축은행(왼쪽)과 애큐온저축은행의 메타버스 이미지. ⓒ각 사

다만 저축은행들의 메타버스와 같은 신사업 이면엔 업계간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총 79개사에 달하는 저축은행들 중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수도권 중심의 상위 저축은행들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79개사 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인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예금·대출 서비스를 지원하는 저축은행 모바일 뱅킹은 총 33개로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수도권 저축은행은 25개사인 반면 지방 저축은행은 8개사에 그쳤다.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한해 IT 예산은 유지·보수 비용 등을 합해 약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저축은행들이 사실상 소수에 불과한 셈이다. 이밖에 저축은행을 향하 영업구역을 제한 등 규제 역시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자신의 영업권역 내에서만 대출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면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메타버스 등 신사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결국 소수의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규제완화 등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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