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규제샌드박스, 규제개선 수단으로 발전해야"


입력 2023.02.15 15:48 수정 2023.02.15 15:4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대한상의-국무조정실,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 개최

산업·지역 포괄적 규제유예, 인프라 조성, 인센티브 통합 '메가 샌드박스' 제안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가운데)이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와 국무조정실이 공동 개최한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상의의 중요 사업 중 하나인 규제샌드박스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협소한 적용 범위'와 '단기적 유예'라는 한계를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규제개선 수단이 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의 역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와 국무조정실이 공동 개최한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규제샌드박스는 민과 관이 공동 협력으로 규제혁신을 추진하는 아주 좋은 사례”라며 “정부와 상의가 원팀으로 해결한 과제들은 처음 시작 때보다 2배로 늘고 작년 승인된 전체 과제의 절반 가까이를 정부와 상의가 합작할 만큼 아주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신기술·신산업 분야에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과 제도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사업화에 어려움 겪는 경우 있다”면서 “특히 이해갈등이 있는 신기술·서비스의 경우 샌드박스 기회마저 얻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기술과 서비스가 국민 편익을 증대시키고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갈등규제에 보다 전향적인 실증테스트 기회를 부여하고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또 “규제샌드박스가 규제에 막힌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기회의 문을 제공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서 “실증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기업들은 사업 중단 등 불확실성에 대한 애로가 있는데,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가 제한된 허용에 머물지 않고 규제개선 수단으로서의 역할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샌드박스가 보다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혁신과 함께 미래산업,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등 현안을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다른 차원의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샌드박스의 역할을 발전시킨 ‘메가 샌드박스’라는 개념도 제안했다. 지역에 특화된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해 산업 단위의 규제를 대폭 유예해주고 관련 교육, 인력, R&D 등 인프라를 조성해 거대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재정과 조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이전과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산업과 지역 단위의 포괄적 규제유예와 인프라 조성 및 인센티브 등 통합적으로 디자인된 메가 샌드박스를 만들어서 확산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미래산업 육성은 물론 대기업 유치에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샌드박스가 앞으로도 혁신의 물꼬를 틀고 나가면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끌어 올리기는 주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왼쪽 첫 번째)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 두 번째)이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의와 국무조정실이 공동 개최한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에 앞서 혁신기업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규제샌드박스 시행 4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는 최 회장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관계자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 총리와 최 회장은 전시장을 관람하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전시장에는 규제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빈(대표 최진)은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야간에도 서비스가 가능한 배달로봇을, 에이치로보틱스(대표 구익모)는 집에서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원격재활로봇을 전시했다.


또 두루스코이브이(대표 김옥연)은 작은 주차블럭에도 설치 가능한 카스토퍼형 전기차 충전기를, 증강지능(대표 조근식)은 가상·증강현실 기술로 최신 항공기 정비교육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혁신기업들의 각종 질의에 주무부처가 직접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쉐코(권기성 대표)는 “해양방제로봇이 해양오염방제업 장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해양오염방제로봇의 성능 인증 기준이 마련된 후 방제업 등록에 필요한 장비의 성능기준을 충족할 경우 관련 장비를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빈센(대표 이칠환)은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설비 시험검사에 관한 통합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복수의 검사로 인한 기업부담 완화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각 시험검사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통항목 검사기준 연계, 해당항목 검사결과 상호인정 등 합리적 방안을 해수부와 협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에 대한 성과 발표도 있었다. 발표자로 나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코로나에도 혁신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대한상의가 정부와 협력해 특례승인을 받은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2년 103건으로 늘었고, 전체 승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45%로 2배 가량 증가했다”며 “신제품과 서비스 출시로 투자 921억원, 매출 530억원, 고용 2,617명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규제샌드박스의 역할 확대와 메가샌드박스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의 사업중단이 없도록 신속하게 법령을 정비하고, 규제샌드박스가 유니콘 육성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달라”면서 “규제뿐만 아니라 교육, 금융, 지자체 권한 이양까지 실증범위를 확대한 지역단위 통합적 샌드박스(메가 샌드박스)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